초등학교 시절 소풍놀이인 보물찾기가 이젠 정치권을 뒤 흔들어 놓고 있다. 어릴적 선생님들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기위해 온 산을 헤집고 다니던 추억은 이젠 추악한 권력의 거울이 되고 있다. 국내 보물찾기에 대한 환상과 욕망은 고 박정희 대통령의 전속이발사 박수웅씨가 우연히 고지도를 입수한뒤 부산시 남구 일대에 일본군이 매장했다는 금괴를 수년간 찾아나선 것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어떤 이는 제주도 아라동 일대에 일본군이 수집한 골동품과 금괴를 묻고 갔다는 설을 믿고 발굴에 나서고 있고, 서울 용산과 부평지역에 일제 때 파묻었다는 보물을 찾기 위해 미국의 전 정보요원과 한국인이 공동으로 찾아 나섰으나 실패했다. 진해 앞바다 중죽도에는 중국 본토에서 뺏아온 22조원의 보물을 관동군이 패전 직전 매장했다는 소문이 30여년간 이어 내려와 이 소문을 믿고 보물을 찾아나선 사람들은 결국 가산만 탕진했다고 한다. 서울에선 일본인이 묻어놓은 보물을 찾기 위해 지주와 발굴자가 서로 찾겠다고 다투는 진풍경도 있었다. 최근에는 울릉도 저동 앞바다에서 보물을 실은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 인양사업이 관련업체의 주가만 뻥튀겨 놓은 채 허탕으로 끝났다. 진도 앞바다 보물찾기는 결국 추악한 권력의 이면을 여실히 드러낸 사건이 되고 말았다. 현 정부 들어 승인한 보물 발굴사업은 총 12건, 그중 7건은 진행중이고 5건은 실적없이 끝났다. 모험소설 「보물섬」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지만, 국내의 보물찾기는 거짓과 위선, 협작으로 얼룩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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