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병순 농협경주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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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약속의 사전적 의미는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그 말 속에는 관련 당사자들로 하여금 희망과 기대를 품게 하는 바램이 들어 있기 때문에 두근두근 설레는 기분이 드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연인과의 약속, 친구와의 약속, 직장 동료와의 약속, 외부 업체와의 약속, 자기 자신과의 약속, 국민과의 약속, 국가 지도자 간의 약속에 이르기까지 그 유형이 다양한 만큼 서로의 기대치도 다를 것이고 어떤 경우는 복잡한 셈법이 등장하기도 한다.

약속은 이행여부가 핵심사항으로서 약속이 지켜질 경우 상호간 신뢰와 만족도가 엄청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실망감과 불신의 후유증으로 엄청난 충격을 주기도 하는데 최근의 사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던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하여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바 있다.

그동안 몇 차례의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불안과 공포속에 지내온 우리로서는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잡작스레 찾아온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가 하루 아침에 다시 절망에 빠지는 극과 극의 롤러코스터체험을 하고 있으니 이보다 더 후유증이 심한 반전드라마가 또 있을까 싶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 두 나라 모두 회담 자체를 완전 포기하지 않고 각자의 노림수에 따른 밀당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당초 약속한 내용대로 회담을 진행하여 모두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는 해피엔딩드라마로 마무리되길 기대해 본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약속이 하나 더 있다.

바로 6월 1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정당이나 입후보자들이 유권자 에게 행하는 공적인 약속 즉 공약(公約)인데 이는 선거에서 표를 의식하다 보니 실현 불가능하거나 선심성 공약(空約)을 무책임하게 남발하는 경우를 종종 봐 왔기 때문이다.

김병순 농협경주교육원
김병순 농협경주교육원

우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바꾸고 선거문화와 정치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공약이 투표의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유권자들은 각 후보자들 공약의 구체성, 검증 가능성, 실행 가능성 등을 이성적 판단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할 것이고 후보자들은 실행 가능한 가치있는 공약으로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할 것이다.

약속과 관련하여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단어가 있는데 바로 노쇼다. 예약 부도라고도 불리는데 예약 후 취소 연락 없이 예약 장소에 나타나지 않는 손님을 말하는 것으로 외식, 항공, 호텔 업계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해당 업계는 노쇼로 인해 큰 손해를 입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가게의 문을 닫기도 한다니 고객이 왕인 시대에 왕의 품격을 갖추고 책임질 줄 아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겠다. 약속은 지켜졌을 때 가치가 빛나는 것처럼 지키지 않는 약속은 그저 야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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