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그 중 대표적인 것을 정(情)이라고 할 것이다. 정은 삶을 따뜻하고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는 우리 민족 최고의 정서라고 여기며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 정에 약한 민족도 드물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에 대한 구체적인 마음의 표시와 행동이 서로간에 오가는 것이 선물이다. 설날이 즐겁고 기대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주는 기쁨과 받는 기쁨의 선물에 있다 할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네는 오랜만에 만나는 부모나 형제 자매 조카들이며 친지들에게 평소에 하지 못했던 감사와 사랑의 표시로써 선물을 준비해 전하곤 하는 미덕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마음으로 전하는 정성어린 선물이 사라져 가는 느낌이 든다. 최근 보도가 이를 뒷받침 하는 듯 설날을 앞두고 달하는 수백만원대의 값비싼 선물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의 양주 맥칼란 7백㎖ 한병에 5백만원, 프랑스의 와인 로마네콩티 7백50㎖ 한병 3백30만원, 카뮈 트래디션 3백만원, 보석함에 담은 고급 한과 1백20만원, 특선굴비세트 1백만원, 영광굴비 명품 85만원, 국내산 제수용 수산물 세트도 68만원이나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찾는 이가 있기 때문에 상품을 구비해 놓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정이 담긴 선물 목록으로 바라보지 않는게 사실이다. 옛날 정이 가득했던 마음의 선물 대신 떡값이니 촌지니 또는 뇌물이니 하는 의미와 뜻이 담긴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는 가격대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마음으로, 정으로 전하는 선물이 오가는 사회분위기가 다시 정착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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