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유년시절의 「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설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부모님이 장만해놓은 「설빔」을 입고 차례를 지낸뒤 온 동네를 돌며 어른들에게 세배를 하고 받은 세배돈은 얼마나 마음을 넉넉하게 했던가.늘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현재의 설날은 달과 태양의 주기를 합쳐서 계산한 태음력에 의한 것이다.태음력은 통일신라시대에 당나라에서 들여온 것으로 보이며 이후 대한제국 말기에 양력이 등장해 신정이 자리잡기 시작할때 까지 약 1천2백여년간 설날은 음력을 기준으로 삼았다.따라서 설날은 한자로 원일(元日), 원단(元旦), 세초(歲初), 원진(元辰)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민초들의 생활과 전통은 잡초처럼 생명력을 가진것이어서 그런지 일제시대 양력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광복후에도 40년간 제도적으로 양력설을 쇠게 했으나 결국 지난 85년부터 「민속의 날」로 전환돼 구정명절이 「설날」로 정착이 됐다.설연휴가 길어지면서 고향을 향해 민족이 대이동하는 풍속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지만 최근엔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설연휴에 스키장이나 바닷가등 여행을 즐기면서 콘도미니엄에서 차례를 지내는 경우도 많아졌다.더구나 요즘엔 한술 더떠서 아예 외국여행객들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보도가 있다.한꺼번에 너무 밀려서 비행기티켓을 구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이다.불과 수년전에 IMF관리체제를 겪었고 아직도 경제회복을 논하기는 성급하다는 지적인데 벌써 부터 흥청망청 소비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소박한 설빔에 즐거워하고 형제나 친구들과 동네어른들께 세배를 다녔던 유년시절의 설날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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