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중소기업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중부매일
  • 승인 2018.05.30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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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찬성 177표, 반대 50표, 기권 34표로 2018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2018.05.21. / 뉴시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0회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찬성 177표, 반대 50표, 기권 34표로 2018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 가결되고 있다. 2018.05.21. / 뉴시스

중소기업을 지칭할 때 흔히 '9988'이라는 숫자를 인용한다. 전체 기업체에서 중소기업 수가 99%, 종업원 수 기준으로는 88%를 차지한다는 뜻이다. 이만큼 중소기업은 우리 경제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생산액 및 부가가치의 비중은 그 보다 낮아서 의미가 퇴색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국민경제에서 점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위상에 큰 변화는 없다.

얼마 전 화장품 업계에서 토종기업이 대박을 터트렸다.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이 한국 온라인쇼핑몰및 화장품 브랜드 '스타일난다'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다. 추정 인수가격은 6000억 원대로 알려졌다. 화장품 본고장인 프랑스가 한국 제품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김소희 대표는 22세 때인 2005년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국내 벤처투자 총액은 2014년 1조6893억 원에서 지난해 2조3893억 원으로 늘었다. 벤처투자조합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2014년에는 옐로모바일 한 곳에만 3000억 원 이상 투자자금이 몰렸다. 2015년에는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투자하는 '빅딜(Big deal)'이 있었다. 잠재력이 큰 스타트업에 거액의 투자자금이 몰릴 정도로 시장의 돈이 벤처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그간 취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창업생태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초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발표한 '2017년 글로벌기업가정신연구(GEM)'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42개월 미만의 초기창업활동(TEA)이 54개국 중 21위였다. 2016년 53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고용 기회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 창업하는 기회형 창업이 8위, 생계형 창업은 23위였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창업기회 인식', '창업역량 보유', '창업 의도' 등 창업태도 지표 순위도 대부분 전년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의 기회를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는 창업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더불어 창업태도 지표도 향상되고 있는 것은 혁신성장을 추구하는 국내 현 상황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속시키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얼마 전 국회를 통과한 3조8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 예산 중에서 41%에 달하는 1조5600여억 원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로 청년 일자리와 관련한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도 안정적인 대기업을 선호하는 심리는 여전하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시장조사기관 두잇서베이와 함께 '직장과 구직, 그리고 창업'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대기업 재직자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기업 규모별로 만족하는 편이라고 답한 직장인 비중은 대기업이 33.8%로 가장 높았고 중견기업 32.8%, 중소기업 20.5%, 스타트업·벤처기업 20.2% 순이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구인·구직 미스매치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노근호 청주대학교 산학협력단장

한국에 비해 쏠림은 덜하지만 일본에도 대기업 선호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의 경우도 전체 기업 중에서 중소기업이 99.7%를 차지한다. 종업원을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보다 적은 70% 정도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최근 간키 나오토의 '내가 작은 회사에 다니는 이유'라는 제목의 저서가 출판됐다. '일도 인생도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부제를 달았다.

많은 사람이 대기업의 장점으로 꼽는 안정성은 '편견'이라고 지적한다. 소비에도 개성이 묻어나고 취향이 다양해진 요즘은 틈새시장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민첩한 중소기업의 활약이 커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한, 발 빠른 작은 회사들의 시대라고 정의한다. 진화하고 있는 창업생태계를 기반으로 중소벤처기업들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특별하고 값진 경험과 성과를 부각·확산시켜 인식전환에 힘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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