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성호 서울주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헌안 철회를 요청하는 야3당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간사,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김광수 간사, 정의당 김종대 간사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8.05.23./ 뉴시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개헌안 철회를 요청하는 야3당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한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김관영 간사, 김동철 원내대표, 박주선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김광수 간사, 정의당 김종대 간사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2018.05.23./ 뉴시스

지난 대선 기간 여야 4당 대선 후보가 약속한 6월 개헌이 끝내 무산됐다. 특히 지역으로선 이번 개헌안에 지방분권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무산의 분노가 적지 않다. 문제는 주요 정당과 대선후보가 확약한 개헌 무산에도 야권 누구 하나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만이 국민 앞에 여러 차례 머리를 숙였을 뿐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발의한 개헌안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에 부쳐졌으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처리되지 못한 것을 두고 "진심이 없는 정치의 모습에 실망하셨을 국민께 다시 한 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국민 앞에 용서를 구했다.

또 지난 25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촛불 민심을 헌법에 담기 위한 개헌이 끝내 무산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국회에서 개헌이 가능하리라고 믿었던 기대를 내려놓는다"면서 "언젠가 국민께서 개헌의 동력을 다시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안을 처리하지 못한 국회의 태도에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국회가 개헌안을 따로 발의하지 않은 데 대해선 "많은 정치인이 개헌을 말하고 약속했지만 진심으로 의지를 가지고 노력한 분은 적었다"고 꼬집었다.이 처럼 문 대통령과 여당과 달리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 등 지난 대선 후보들은 현재까지도 국민 앞에 용서는 구하기는 커녕 오히려 약속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을 성토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여주고 있어 기막힐 일이다. 그러면서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니까 자당 후보들에게 표를 달라고 구걸하는 것, 면목 없는 일 아니겠는가.

김성호 서울주재
김성호 서울주재

국민과의 약속을 아무 꺼리김없이 파기해 놓고 또 다시 표를 달라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6월 지방선거 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의 6월 지방선거 공약도 국민들이 믿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야당은 6월 지방선거에 앞서 반드시 국민앞에 용서를 구하는 게 먼저다. '천심은 민심'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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