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바람이 불고 있다.
 온갖 게이트의 폭풍이 검찰과 특검의 수사로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 듯해 이제 좀 게이트의 바람이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때아닌 탈북자의 소설같은 기자회견으로 우리사회 어딘가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의구심을 갖게하며 그 구멍으로 매서운 찬바람이 불고 있는 듯한 불안감을 씻을 수 없게 하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북한체제의 특수성을 보더라도 목숨을 걸지 않고는 탈북 자체를 시도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유태준씨가 아내를 데려오겠다고 지난 2000년 6월 중국으로 출국하여 북한에 입국한후 북한 당국에 체포되어 32년의 노동교화형을 받고 복역중 탈옥하여 지난 9일 극적으로 서울로 재입국한후 자아도취적인 탈옥 행적을 발표하여 국민들을 당혹케 했다.
 탈북자인 유태준씨의 기자회견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르다고 국가정보원이 해명하고 관계기관에서 재수사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은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마치 또다른 북풍이 한차례 휘몰아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탈북자 유씨가 서울로 재입국한후 국정원의 사전조사를 받고 귀가조치된후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실과 다른 내용을 국민들에게 밝히며 스스로 영웅시 하려 했다는 것은 국민들을 기만한 것이며 정부와 관련기관을 농락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말해 북한의 보위부 감옥에 갇혔다가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은 조국도 사랑한다」는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의 특별지시로 석방됐다는 설명을 어떻게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단 말인가.
 이는 진정 애정소설의 한 대목이라도 믿을 수 없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같은 유씨의 진술이 국정원의 조사과정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졌다면 국민들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의 따뜻한 바람에 자칫 탈북자 유씨가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유씨에 대한 온갖 의혹과 억측을 정부와 관련기관은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고 했던가.
 우리사회에 또 한차례 돈바람이 불기 시작 했다.
 다름아닌 「판도라의 상자」세풍(稅風)사건의 바람이 또다시 우리 정치권를 휘몰아칠것 같다.
 지난 1997년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집권여당 이었던 한나라당이 국세청을 통해 선거자금을 불법으로 조성 했다는 사건이 소위 세풍사건이다.
 이 세풍사건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는 전 국세청 차장 이석희씨가 검찰의 수사망을 피해 1998년 8월 미국으로 출국하여 3년 6개월여 동안 도피 생활을 해오다 결국 미국 수사당국에 의해 긴급 체포되자 검찰은 이씨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당시 선거자금이 불법으로 조성된 경위와 내용을 집중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이씨를 긴급 체포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야 정치권이 각을 세우며 국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등 난기류를 형성하고 있다.
 정치권의 당리당략 차원의 악취로 얼룩진 바람 잘날 없는 사회는 병들고 부패한 사회이다.
 법과 질서가 바로선 사회엔 악취의 바람이 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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