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관광지나 문화유적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관광객들의 이해를 증진시키는 관광 안내 표지판은 특히 낯선 나라일 수 밖에 없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체험하는 외국인들에게는 필수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최근 도내 어디를 가봐도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을 만큼 외국인들의 한국 방문이 증가추세에 있는 실정에서 관광 안내 표지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면 도내 대표적인 관광지, 문화유적지에 구비된 관광 안내표지판이 한 나라의 문화유산을 알리고 그에 대한 우호적 이해를 증진시킬 만한 내용과 모양을 갖추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우리의 답은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우선 오래전 제작된 안내 표지판의 경우 관리 부실과 관광객들의 부주의한 취급으로 훼손된 것들이 너무 많다. 여기 저기 긁혀서 내용 판독이 어려운 것도 있고, 표지판 자체의 모양새가 뒤틀어진 것들도 눈에 띈다.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 관광객들의 급증 추세에 맞춘 중국어·일본어 표기 병기도 시급하다. 도내 각 관광지, 문화유적지의 안내 표지판 모두 한국어와 영어로만 표기돼있다 보니 정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일본, 중국 관광객들에 대한 효과적인 관광 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충북도가 올 상반기 5억6천여만원을 들여 도내 3백43건의 문화재를 대상으로 일본어·중국어 표지판을 추가 설치하기 위해 문안 감수 작업을 진행중인 것은 월드컵을 대비한 것이기는 하지만 향후 예상되는 일본·중국 관광객 증가 추세를 적절히 감안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 같은 작업에 있어서도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것은 그 정확성이다.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관광 안내표지판의 한글·영문 표기도 잘못된 것이 적지 않은 만큼 가뜩이나 번역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일본어·중국어 병기시 완벽한 정확성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기회에 기존 관광 안내 표지판의 잘못된 표기도 함께 정비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미적 측면을 최대한 고려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기존의 한글·영문 표지판에 중국어·일본어를 병기하게 되면 그 크기가 필수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어 관계자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 고민대로 기존 표지판에 두개 국어 병기가 추가되는 형태가 된다면 깔끔하거나 세련된 모양새를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관광 안내표지판에 대한 기존 생각을 과감히 수정해서 새로운 형태의 표지판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제안하고 싶다. 한쪽면만 주목하게 되는 지금의 평면적 형태 대신 전후 양 방향을 활용하거나 아니면 삼면 이상의 입체적 형태를 고려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다. 또한 다소간의 예산부담이 늘더라도 보다 장기적인 보관과 사용이 가능한 반영구적인 형태로 바꾸는 것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관광 안내 표지판 하나도 어떻게 아름답게, 효율적으로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은 관광충북의 내실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관계자들의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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