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가사노동
  • 송창희
  • 승인 2002.03.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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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뭘 해먹지?』로 시작되는 고민을 안고 혼자서 밥 짓고 김치 담그고 설거지하고, 혼자서 방과 거실을 쓸고 닦고 베란다를 청소하고, 혼자서 빨래를 하고 빨래를 갠다. 그 뿐인가. 아이를 낳고 키우고 남편의 늦은 귀가를 걱정하며 하루를, 인생을 보낸다. 이런 보통의 주부들이 제일 섭섭해 하는 말은 남편이나 사회가 『하루종일 집에서 뭐했어!』하는 소리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모르는 소리다. 주부들은 단순히 가사노동이라는 가벼운 일이 아니라 복잡한 중노동을 하고 있다. 그것도 혼자서, 외롭게. 동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선배가 있는 것도 아니고, 후배가 있는 것도 아닌 노동을 말이다. 그렇다고 사회활동을 하는 남자나 전문직 여성들처럼 회식을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선배에게 하소연하거나, 주정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지도 못한다. 하루 24시간 근무. 휴가도 없고 안식년도 없고 퇴직금도 없는 주부란 직업. 가족의 생명을 살려주는 살림을 하면서도 심지어는 시간을 죽이는 사람으로 취급받는 편견을 깨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가 처음으로 가사노동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한 것이다. 지난 28일 발표된 「무보수 가사노동 위성계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연간 생산되는 무보수 가사노동의 총 부가가치는 국내 총생산의 30∼35.4%인 143조∼16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자료는 가계를 시장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을 소비하는 「소비의 장소」로 보던 전통적 개념 대신 「서비스 생산자」로 파악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가 앞으로 가사노동의 가치가 부부의 재산분할, 사보험, 국민연금 등의 측정에 중요한 자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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