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추위를 한자말로는「춘한」(春寒)이라 하고 순수한 우리 토박이말로는「꽃샘」이라고 한다. 물론 어감도 예쁘지만 꽃피는 봄을 샘내는 겨울의 표정까지 읽을 수가 있는데다 계절까지도 이웃 친구처럼 의인화하며 살아왔던 한국인의 유별난 자연감각을 느끼게 하는 다정다감한 말이다. 봄에 한랭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성장함으로써 북서 계절풍이 불어와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며 발생하는 꽃샘추위는 수십년간에 걸친 장기간의 기상관측 자료에서 거의 같은 시기에 기온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현상이 반복되는 일종의 기상 이상일(singularity)에 해당한다. 꽃샘추위와 관련된 속담으로 「꽃샘 추위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이른 봄 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에 밀어 닥쳐 꽃이 피는 것을 샘내고 훼방을 부리는 늦추위로 인해 허약한 이들이 오히려 곤욕을 치르게 되는 일이 많아지게 된다는 말로 겨울에는 추위 방비를 잘 해서 무사할 수 있었는데 봄이라고 해서 해이한 마음으로 무방비 상태에 빠지게 되다가 큰 변을 당하게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청주기상대에 따르면 6일 오전까지 전국에 비나 눈이 내린 가운데 바람이 강하게 불고 기온이 떨어져 7일 아침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의 수은주가 영하권을 기록하는 등 「꽃샘추위」가 몰아닥치며 아침 최저기온이 충주 영하 6도 청주 영하 4도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8일 오후부터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누그러질 것으로 보이지만 심한 기온변화가 예상되니 만큼 꽃샘추위에 설늙은이 얼어죽는 일이 없도록 감기 등 환절기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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