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여도 되고 취하지 않아도 되는데 취하는 것은 청렴을 손상시키는 짓이고, 주어도 되고 주지 않아도 되는데 주지 않는 것은 은혜를 손상시키는 짓이며, 죽어도 되고 죽지 않아도 되는데 죽는 것은 용기를 손상시키는 것이다」(맹자).
 그래서 옛 성현들은 중용을 가르쳤던 것이다.
 음식에서 분수를 지키고, 돈에 분수를 지키고, 명예와 권세에도 분수를 지키는게 순리를 따르는 삶이다. 순리를 따르면 위태롭지 않은 것이 세상살이 이다.
 또한 순리를 따르는 삶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요즘의 세태속에서 돈이란 없으면 곤란한 물건이다. 돈이 없으면 남에게 폐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돈은 알맞게 있어야 한다. 남에게 신세를 지지 않을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한다.
 이같이 알맞게 갖고 있으면 사람답게 생활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돈이지만, 돈은 「야누스」의 두얼굴을 가졌다.
 그래서「돈은 사나운 주인이요, 훌륭한 종이다」라고 했듯, 잘 쓰면 약이지만 잘못 쓰면 독이되고 만다.
 우리의 속담에도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또 「백성은 창고가 차야만 예절을 알며, 의식이 족해야 영욕(榮辱)을 안다」고 했다.
 이렇듯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돈과의 관계는 필수불가결의 관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혼자서는 살아가기가 힘들다. 자기 자신을 중심으로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사회공동체 안에서 함께 어우러져 생활하는 사회구성원의 한사람으로서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의·식·주 생활이나 사회적 활동을 위해서도 개인은 물론 단체들도 어느 정도의 돈은 꼭 필요한 것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엔 으례 돈이 뒤따른다.
 특히 많은 사람을 대하고 무리를 이루어 행동하는 집단 일수록 더욱 그렇다.
 이중 정치집단과 돈과의 관계는 「정치자금」이라는 포장 속에서 제일 복잡미묘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
 현금은 웅변이라고 했듯, 정치자금의 흐름에 따라 권력의 부침 또한 심한것이 현실이다.
 정치자금의 파이프 라인에 따라 권력의 실세와 허세가 가려지고 곧이어 정치꾼들의 줄서기가 이루어지고 이는 곧바로 계보와 파벌로 갈라져 우리의 정치 현장에서 화합과 상생의 정치를 실종 시키고 마는 폐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사실 오늘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정치자금과 관련해 누구도 떳떳할 수 없다.
 지난 2000년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때 불법 정치자금을 썼다고 밝힌 김근태고문의 발언과 관련, 뒷돈을 대준 막후의 실세는 김고문에게 지원한 정치자금은 「부인이 식당을 운영하며 돈가스를 팔고 계를 하여 번 돈」이라고 해명하여 국민들로부터 실소와 함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이뿐이면 오죽이나 좋겠나.
 여권의 막후 실세가 뿌린 정치자금에 이어 이번에는 야당의 대선후보로 자타가 인정하고 있는 이회창 한나라당총재가 집이 없어 사돈의 지원으로 살고 있다는 1백평이 넘는 호화빌라가 민초들의 가슴을 저미고 있다.
 「돈가스」와「호화빌라」는 부패한 정치풍자극의 한 장면이다. 우리 정치권의 돈이 언제나 국민을 위한 약으로 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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