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새 지역민들은 매일 같이 계속되는 잇단 대형 화재·폭발사고 때문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기 힘들다.
 사흘전인 지난 12일 청주시 사직 1동 형제주유소에서는 지하 저장창고에서 무연 휘발유를 주유하던 탱크로리가 불길에 휩싸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엔진과열로 추정되는 이날 화재로 1만2천ℓ의 무연 휘발유를 싣고 있던 24톤 탱크로리가 전소됐고 주유소와 인근 자재창고 일부에도 불이 옮겨 붙는 피해를 입었다.
 이날 사고는 바로 전날 발생한 주택가 LP가스 폭발 사건의 여파 때문에 더욱 충격스러웠다. 청주시 우암동의 2층짜리 다세대 주택 아래층에 세든 한 가정집에서 LP 가스가 폭발하면서 건물 한쪽 벽면과 내부가 붕괴됐고 인근 건물들도 큰 피해를 보았다. 주민 6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재산 피해규모는 1억원 이상에 달했다.
 같은 날 인근인 충남 금산의 한국 타이어 공장에서도 큰 불이 났었다. 3천5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지난 97년 최첨단 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준공됐던 이 공장은 8시간 가까운 화재로 인해 직원 3명이 부상하고 수백억원대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이같은 대형 화재·폭발 사고들은 우리 주변에 만연된 안전불감증의 위험성을 경고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일단 유사시 끔찍한 인명·재산 피해와 광범한 피해 확산을 가져오는 가스나 휘발유 등을 취급하는데 있어 너무 어이없을 만큼 무신경한 안전 불감증이 우리 사회 깊숙히 자리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일러주는 것이다.
 엔진과열로 추정되는 주유소 탱크로리 화재 사고도 수사가 진행중이기는 하나 당시 운전자가 시동을 켜놓고 있었다는 사실로 미루어볼 때 주유 중 엔진가동 금지라는 안전수칙 미준수로 인한 것임을 추정하기란 어렵지 않다. 대부분의 주유소에 이러한 내용의 안전수칙을 적어 놓고 있거나 종업원들이 이를 권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이같은 대형사고를 자초하고 만 것이다.
 더욱이 휘발유에 비해서 더욱 위험성이 큰 LPG 가스 충전소에서도 이러한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고 한다. 주유중 가스 사고가 발생할 때 신속히 대피하도록 하고 또한 갑작스럽게 시동을 켜는 것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가스 주입 중 운전자가 하차해야 하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이같은 안전 수칙을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스나 휘발유 등의 부주의한 취급으로 인한 사고는 그 피해 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심각한 사회적 범죄로 취급돼야 할 것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순식간에 삶의 터전과 생명을 잃게 되는 선의의 피해자들을 양산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소중한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사고도 알고보면 성냥 한 가치, 담뱃불 하나를 부주의하게 취급한 사소한 실수에서 시작된다. 특히나 몸과 정신의 긴장이 해이해지기 쉬운 봄철에 안전불감증은 절대 퇴치돼야 할 「공공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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