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1천800㏊ 피해...홍로 수확량 전년 대비 70% 감소 예상
과수 영양 부족 현상도..."내년 농사 벌써 걱정돼"

도내 일부 사과 재배 농가들이 냉해 피해로 인해 낙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청주시 미원면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홍로' 품종의 경우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노랗게 말라 죽는 어린 과실들이 낙과현상을 보여 올 가을 수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냉해로 인해 열매를 맺지 못해 낙과현상이 속출하면서 충북지역  과수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사과·복숭아 과수원 농가의 낙과피해가 급격히 늘고 있으며, 피해규모는 앞으로 더 확산될 전망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지역 이상저온으로 인한 과수원 피해는 지난 4월 150㏊에서 한달새 1천800㏊(5월 31일 기준)로 1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사과 종류의 하나인 홍로의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70%나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윤모(35)씨 사과 과수원은 노랗게 변해 떨어진 열매들이 바닥에 수북히 쌓여 있다. 

10년째 이 과수원을 운영하고 있는 윤모(35)씨는 "한 줄기에 열매가 10개 이상 달려야 하는데 지금 현재 2~3개밖에 열리지 않았고, 열려도 수정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낙과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냉해피해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처럼 심한 것은 처음이며, 미리 알 수 없어 대비도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냉해피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 4월 7~8일 사과꽃이 얼어붙었을 때에도 냉해피해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후 열매가 달리는 시기인 5월에 피해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농민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윤씨는 "사과농가는 부사보다 홍로사과에 대한 투자가 많다 보니 냉해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질 경우 생계를 위협받을 수도 있다"며 "적과작업 인건비도 이미 나간 상태인데 손해만 막심하니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도내 일부 사과 재배 농가들이 냉해 피해로 인해 낙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청주시 미원면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홍로' 품종의 경우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노랗게 말라 죽는 어린 과실들이 낙과현상을 보여 올 가을 수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 김용수<br>
도내 일부 사과 재배 농가들이 냉해 피해로 인해 낙과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울상을 짓고 있다. 청주시 미원면의 한 사과 과수원에서 '홍로' 품종의 경우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노랗게 말라 죽는 어린 과실들이 낙과현상을 보여 올 가을 수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 김용수

음성군에서 32년간 복숭아 과수원을 운영해온 노모(62)씨는 "지난 4월 냉해 피해로 과일과 잎이 너무 부실해 언제 떨어질지 조마조마하다"며 "올해도 문제지만 영양분 부족으로 내년에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으면 어쩌나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부사(가을사과)도 안심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이미 도내에서 부사 낙과현상이 발생한 지역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부사도 냉해피해가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괴산군 칠성면에서 21년째 사과를 키워온 이모(56·여)씨는 "열매가 잘 달려 있는 것을 확인하고 3일뒤 다시 과수원에 와보니 열매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었다"며 "그나마 가을사과(부사)는 덜한 편이지만 낙과피해가 조금씩 늘고 있어 안심할 수가 없다"고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충북도는 낙화피해조사기간을 지난달 31일에서 6월 20일까지로 연장하고 이상저온에 대한 정밀조사를 진행중이다. 

충북도청 유기농산과 원예특작팀 관계자는 "이상저온으로 인한 도내 낙과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낙과피해조사 기간을 연장해 정밀조사를 진행중이며, 도내 과수원에 적과시기를 늦추기를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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