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어느날 몇몇 제자들에게 각자의 포부를 말하라고 했다. 이에 제자들은 『벼슬을 하면 정치를 어떻게 하고, 또 백성을 어떻게 다스리겠다』고 저마다 말을 했다.
 그러나 증점(曾點)이라는 제자는 아무말이 없이 거문고만 타다가 그들의 말이 다 끝나자 대답을 했다. 『저는 제 친구들의 의사와는 다름니다. 저는 봄이되면 새옷으로 옷을 갈아입고 몇몇 학생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꽃도 보고 바람도 쐬고 오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공자는 그 자리에서 『나는 증점편을 들겠노라』하며 두번씩이나 칭찬을 했다.」
 공자는 아마 우쭐대고 잘난척하지 않는, 그리고 솔직한 말을 하고 번잡한 정치를 떠나 풍류를 즐기고 싶다는 증점의 여유 있는 대답에서 다른 제자들의 말 보다도 더 진실한 인간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두번씩이나 칭찬을 거듭한 것일께다.
 할 수만 있다면 증점과 같이 풍류를 즐기는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벼슬이나 정치를 하는것 보다 훨씬 낫다.
 공자는 증점처럼 그런 생활을 행복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정치를 해도 남보다 더 뛰어나게 할 수 있다고 본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정치란 국민들을 편하게 해주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가 있어야할 그 자리. 또 정치의 올바른 자세를 놓고 누가 그 포부를 이야기 하려고 할때, 어쩌면 증점의 말처럼 평범한 것이 정답이 되지 않을까.
 봄이되면 몇몇 학생들과 새옷으로 갈아 입고 꽃향기 그윽한 봄바람을 쐬며 밝고 건전한 정신을 가다듬고 희망을 노래하며 아름다운 세상을 가꾸는 것. 이것이 곧 우리 모두가 바라는 정치가 아닌가.
 요즘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1, 2위를 다투는 노무현후보의 「대안론 돌풍」에 맞선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 부상」을 위해 두 후보 사이의 보혁(保革)논쟁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노무현의 돌풍과 이념공방의 확산은 민주당내나 대선후보 경선장을 떠나 각정당들도 가세하여 또다른 정치의 상처를 남기고 있다.
 우선 한나라당이 「노무현 돌풍」이 이회창 대세론을 위협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최대한 자질론과 색깔론으로 노무현후보의 돌풍을 잠재우려 하고 있는 가운데 자민련도 민주당의 대선후보간 보혁갈등의 이념공방에 한수를 거들고 있다.
 「보수의 대부」를 자칭하는 자민련이기에 김종필 총재는 『보혁 대결 구도로 가면 나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보혁 갈등에 따른 이념공방의 틈새를 비집고 입지가 좁아진 당세를 조금이나마 부각 시키려 하고 있다.
 경선과정에 불거진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 「음모론」주장이나 「색깔론」 「자질론」등 상대후보를 비방하거나 음해하려는 일련의 정치적 발언들은 모두가 국민들에게 정치의 상처만을 더욱 깊게할 뿐이다.
 벚꽃이 만개한 화사한 봄날에 풍류를 즐기듯 하는 민주당의 대선후보경선과 이를 손뼉으로 화답하는 각 정당의 모습이 그립다.
 그래서 국민들이 정치에 대한 걱정과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정치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치의 상처는 세월이 고쳐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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