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전국 주요 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대형 할인매장의 공세에 밀려 재래시장의 기능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현저히 위축돼왔다. 거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편의시설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이들 할인매장들이 백화점과 함께 재래시장의 상거래 기능을 결정적으로 제압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각 재래시장의 활성화 노력은 서민 삶의 중요한 무대로 재래시장을 복귀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급변하는 유통질서 속에서 재래시장을 새롭게 자리매김시킴으로써 각 지역의 자연환경과 사회, 생활문화, 특산품등이 한 자리에 모이고 확인되는 소중한 삶의 현장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일 행정자치부가 밝힌 전국 24개 유명 재래시장의 활성화 방침 또한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서, 올해 교부세 2백4억원과 지방비 3백52억원 등 5백56억원이 투자된다. 이 사업은 음성시장을 비롯, 부산 국제시장, 대구 칠성시장 등을 지역정서가 배어있는 틈새시장으로 육성한다는 취지아래 주차장 신·증설, 고객 지원센터 설치, 화장실 현대화, 진입로 확장 및 포장, 테마거리 조성, 시장내부도로 칼라투수콘 포장 등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즉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대형 할인매장의 공세에 맞서 재래시장 고유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제반 기반시설 확충 및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이다.
 지난 달 아케이드 기공식을 가진 청주 육거리 재래시장 또한 31억원의 예산을 들여 돔 형태의 차광시설과 환기, 소방, 통신을 갖춘 명실상부한 쇼핑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 겨우 명맥만 유지해가던 재래시장이 생기를 되찾고 있는 사실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회생에 대한 기대도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충주시 충인·충의동 자유시장과 봉방동 무학시장 일대에서 열리는 충주 5일장은 최근 장날에 많은 인파가 북적이고 있어 지역 상인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한 때 계속되는 침체로 인해 썰렁했던 이 곳은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선 충주시가 예성공원을 이 곳으로 옮긴 후 2년만에 예전에 비해 2배 가까운 이용객들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충주 5일장이 다시금 활기를 찾은 것은 불량 건물 정비와 주차장 조성, 교량 재가설, 천변 도로 개통 등 시가 벌인 대대적인 환경정비가 주효한데다 상인들의 치열한 자구노력도 한 몫을 했다고 한다.
 침체를 벗고 되살아난 충주 5일장의 사례는 현재 진행중인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이 품질향상과 서비스 개선이라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자구노력과 함께 맞물릴 경우 대형 매장에 빼앗겼던 이용자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는 지역 주민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생활현장을 지켜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대형 매장으로 인한 지역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회생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추진돼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