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침.「따르릉 따르릉」하고 기자의 책상위에 놓인 전화벨이 울렸다.
 기자는 수화기를 들고 『여보세요 감사합니다. 중부매일…』이라고 인사를 하며 다음 말을 이어가려 하자 상대편에서 기자의 말을 끊게하고는 대뜸 『요즘 언론에서.정치권에 대한 뉴스를 보도하지 않으면 안되나요』라며 짜증스러운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사실 요즘 서민들은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힘든데 어쩌면 대통령의 아들들 부터 권력 핵심의 측근들과 일부 정치인들이 젊디 젊은 40대 청년들에게 농락당한「게이트」란 썩은 웅덩이에 똥파리 몰리듯 모여들어 서로가 수억원을 주었느니, 안받았느니 하는 꼬락서니를 보면 속이 끓고 터저 하는 말입니다.정말 이놈의 사회가 어디로 가는 중입니까』라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는듯 했다.
 기자에게 전화를 건 독자는 이어 또 『무조건 내 말만 하여 미안 합니다만, 사실 요즘 지난날 「땡 전뉴스」가 나오면 채널을 돌렸던 버릇이 되살아나고 있어요. 왜 우리 정치는 이렇듯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지난날 실패한 정권의 전철을 밟으며 뒷걸음질만 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답답하다 못해 참으로 한심한 생각 뿐입니다』라며 혀를 찼다.
 『그래도 우리는 희망을 갖고 살아가야 하지 않습니까. 정권은 유한 하지만 우리나라와 우리들의 생활은 무한하지 않습니까』라고 기자가 말하자 그는 『하긴 그렇겠지요. 그런데 대통령의 아들쯤 돼가지고 왜 그렇게 개들도 먹지 않는다는 「돈」「돈」에 눈이 멀어가지고 난리들인지 원참. 옛말이 하나도 틀리지 않는것 같아요. 그 「무자식 상팔자」란 말 말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게 말이 됩니까』라며 전화를 끊는다.
 독자의 전화를 받은 기자도 착찹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요즘 우리사회에 회자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 아들들의 권력부패 의혹이나 「일단 터뜨리고 보자」는 식의 무차별 폭로성 공격과 정치권의 비리행위는 물론 「2급 비밀」로 분류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일정이 대통령의 측근으로부터 솔솔 새어나가 권력형 부패의 밑반찬이 되고 있었다니 이 어찌된 일이란 말인가.
 이는 정권 말기의 권력누수라 치부하기엔 너무나 지나치다.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의 최 측근인사들의 일정과 동향 등을 미리 파악하고, 대통령의 아들을 앞세워 부정과 부패의 철옹성을 쌓으며 권력의 핵심과 정치권 이곳 저곳을 뜰쑤시고 다닌 「최규선 게이트」의 주인공이 며칠전 검찰에 출두하면서 『그들은 소설을 쓰고 나는 그 소설의 주인공이 돼 있다. 모든 진실은 검찰의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다』라고 불평하듯 기자들에게 내뱉었다고 한다.
 그는 또 청와대가 검찰 출두를 앞두고 해외로 도피할 것을 종용했다고 주장했으며 「최규선 게이트」와 깊은 관련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었던 최성규 총경의 「007 작전」같은 해외로의 도피 등은 준비된 대통령의 정권인 국민의 정부의 도덕성과 신뢰성을 일순간 무너뜨리고 말았다.
 「땡 전뉴스」에 채널을 돌리던 버릇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독자의 소리가 귓가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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