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 둔 11일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 마련된 기표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개표기 점검을 하고 있다./신동빈<br>
6.13 지방선거를 이틀 앞 둔 11일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 마련된 기표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개표기 점검을 하고 있다./신동빈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고 있는 우리에게 2018년의 유월은 선열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고 후손들에게 전해주는 그들의 고귀한 정신을 되새기는 기회로 승화시키는 달이라곤 하지만 온통 관심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에 쏠려있다.

우리에게는 가까이 있는 일본의 강권으로 국권을 침탈당하고 암울한 일제 강점기에서 국권을 회복하고 자주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모진 고초를 겪어야 했던 애국선열들이 있었고 일제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혼란의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가장 가까이 있던 북한은 대한민국을 탱크를 앞세워 무력침공을 강행했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전몰군경과 상이군경이 있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들이 지켜낸 것이다. 그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대한민국을 둘러싸고 북한 핵으로 초래된 갈등과 위협으로부터 평화로 옮아가려는 노력의 조짐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 내며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북한과 미국 간에도 정상회담을 갖도록 하는 중개역할을 했다. 잘 한 일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는 수많은 방법론들이 있음을 전문가를 자처하는 이들이 주창하고 있기도 하다. 여하튼 다시는 한반도에서 화약 냄새를 풍기는 비극이 반복되어서야 될 일인가. 절대로 아니 될 일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세상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미국의 안전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 우선이다. 그러하기에 미국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를 주장하는 것이다. 반면에 북한은 체제유지와 경제발전의 기회를 얻고자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려면 중국이나 베트남식의 개방경제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는 북한으로선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야 북한의 경제사정이 나아질 수 있음을 북한의 지도부가 알아야 한다. 우리가 북한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며 국인의 생활을 지금보다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은 모든 면에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를 기본 질서가 바로 선 아름다운 사회로 만들어 가야 한다. 그런데 들리는 뉴스는 온통 부정부패와 비리들로 우리의 귀를 더럽히고 있다. 그나마 이런 뉴스들이 필부필부들에게 전해질 수 있음에 한줄기 희망을 보게 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4016명의 지역 일꾼들의 면면이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지방선거 후보자 9317명 중 38.1%가 벌금 100만 원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과자들이라는 사실이다. 15세 이상 일반 국민의 전과자 비율이 26.1인데 국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훨씬 법을 지키지 않고 살아왔다는 방증이다. 유권자의 20%가 사전투표를 하며 자신들의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최소한 선거 공보물을 살펴보고 투표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교수

유월의 중간을 지나며 우리는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을 지켜보았고 6.13지방선거를 치루며 4년 간 우리 지역을 위해 봉사할 것으로 믿어지는 인물을 선택했다. 이제는 그들이 그렇게 해주길 간절히 바라며 다음 지방선거를 위해 4년을 기다려야 한다. 이번 유월은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축구의 함성이 기다려지는 해이다. 그런데 다른 큰 이슈들에 가려서인지 지난번의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기대하는 바가 크지 않으면 관심도 멀어지는 법인가 보다. 호국보훈의 달을 보내며 우리는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왜 처해져야 만 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국민이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때에 혼란이 오고 나라 전체가 어려움을 겪게 됨을 알고 되새겨야 한다. 기본질서가 지켜지는 나라의 국민은 웃는 얼굴이다. 웃는 낯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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