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형. 오랜만에 즐거운 소식 하나 전하오.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 K형과 함께 보낸 어린이 날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새롭소.
 그 시절, 어려움 속에서도 어린이 날을 맞으면 깁밥에 삶은 계란 몇개와 사탕 몇 알 그리고 조금 더하면 음료수 한병 정도를 갖고 청주 시내 인근 약수터로 소풍을 가 즐겁게 놀던 생각을 잊지는 않았겠지.
 K형, 이제는 색바랜 흑백사진의 잔영으로만 남아 있을 어린이 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소식을 전하는 것은 엊그제 보낸 어린이 날이 그 어느해 보다도 뜻깊게 보냈다는 뿌듯함이 있어 그러오.
 지난 5일. 제 80회 어린이날을 맞아 청주 야구장에서는 「청주 어린이 큰 잔치」가 펼쳐졌다오.
 이날 유난히도 푸른 하늘, 따사로운 햇살과 꽃향기 그윽한 바람 속에 2만여 송이가 훨씬 넘는 귀엽고 아름다운 온갖 새싹들이 꽃밭을 이룬 잔치마당은 역시 보석중의 보석이란 다이아몬드 처럼 빛을 더 했소.
 이날 이슬처럼 맑고 고운 새싹들의 별처럼 영롱한 까만 눈동자와 조그만 코와 입 그리고 고사리 손들이 보여준 해맑은 웃음과 함께 푸른 창공에 울려퍼진 동심들의 환호성은 우리의 미래에 희망을 심기에 충분 했다오.
 파란 하늘을 붉게 수놓은 헬기의 축하비행은 어린이들에게 푸른 꿈을 더욱 높게 꿈꾸도록 했으며 공군사관학교의 군악대 퍼레이드나 향토부대 무적 특공대의 용맹스러운 겨루기, 격파, 낙법과 불속을 뛰어넘는 온갖「특공무술」시범과 특전용사들의 고공강하 등은 어린이들에게 용기와 함께 자신감을 심어주며 힘찬 박수갈채를 받았다오.
 이뿐만이 아니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어린 아이들이 행사가 시작되기 1시간 전부터 행사장 입구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에서도 우리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약속할 수 있다고 믿었다오.
 K형, 사실 요즘 우리사회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자칭 지도층 인사라는 무리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준 것이 무엇이요.
 정치판이 난장판이어서 그런지 먼저 보고 먼저 먹는 것이 「내것」 이고 「지도층 인사」처럼 행사하며 사회를 휩쓸어 온갖 썩은 악취를 풍기고 있는 가운데 누구 보다도 먼저 보호되고 사랑 받아야할 천진난만한 우리 어린이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당해 어린 가슴에 피멍을 들게 했는지 잘 알고 있잖소.
 그러니 어린이들을 볼 낯이 없었던 것이오.
 그래도 우리 어린이들은 그런 어른들을, 또한 그런 썩은 사회를 원망하기 보다는 어른들에게 또 썩은 사회에 오늘 보다는 내일이 보다더 건강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청주 어린이 큰 잔치」가 열린 어린이 날에 엄마와 아빠 손을 꼭잡은 고사리 손들의 사랑스러움 속에서 보았다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정경이오.
 역시 어린아이들의 존재는 이 땅위에서 가장 빛나는 혜택이고 죄악에 물들지 않은 어린애들의 생명체는 한없이 고귀한 것이기에 어린아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으며 어린아이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한 「H.F. 아미엘」의 말을 우리 모두 잊지 않았으면 좋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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