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연일 폭염특보가 내려지며 뜨거운 태양이 도심 열기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청주시 차없는 거리와 성안길 입구에 설치된 대형 썬차일(파라솔)이 횡단보도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김용수
폭염 자료사진 / 김용수

뜨거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 여름 더위는 평년보다 약간 높을 것으로 발표되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여름의 길목인 6월은 계속해서 뜨거워지 고 있다. 올 6월 기온은 평년 수준(20.9도~21.5도)보다 더 더울 가능성이 있겠다고 한다. 전 세계가 지구 온난화 현상에 주목하고 있으며, 국제사회도 2015년 12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맺는 등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100년간 세계 평균기온은 0.74도 올랐지만, 우리나라는 2배 가까운 1.5도가 상승했고 열대야 현상은 지난 30년간의 평균 일수보다 1.4일이 증가한 9.2일이라고 한다. 과밀화된 도시는 아스팔트와 건물벽에 포위되고, 차량배기가스, 에어컨 실외기 열풍까지 합쳐져서 주변지역의 기온보다 높아지는 열섬화 현상 등 심각한 환경문제를 안고 있다. 개발에 의한 녹지는 줄어들고 농지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도시숲'의 조성이다. 도시숲은 깊은 산속의 숲과는 어느 정도 의미가 다르다. 급속한 근대화와 산업화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95%가 도시화된 지역에서 살고 있다. 이에 비해 도시지역 내 숲은 매년 3.5%씩 감소하는 추세이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여름철 도시지역 내 온도 분포를 인공위성사진으로 관찰한 결과 도시숲의 기온은 15~18도 정도이고, 아파트가 밀집된 지역은 30~40도를 보였다. 즉, 태양열로 덮힌 콘크리트가 원인인 열섬화 현상과 열대야가 도시숲에서는 발생하지 않거나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외국의 주요 도시들은 도시숲 조성이 한창이다.

일본 도쿄의 경우 도시의 환경문제를 해소하고 자연재해 방재, 도시의 매력증가와 생물의 서식지 확보를 과제로 녹지배증정책 을 추진하고 있고, 런던도 생물종 다양성 증진과 환경개선을 목표로 도시숲을 늘리는 등 연계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러한 도시민들의 수요에 부응해 도시의 내·외곽에 자리 잡고 있는 산림을 주요거점으로 하여 도시 내의 공원과 학교숲, 가로수들이 생태적으로 그물처럼 연결되는 녹색네트워크 구축에 힘써야 한다.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도시 공원이나 숲과 같은 녹지공간은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저장하는 탄소흡수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어 쾌적한 도시 생활환경 조성과 지구온난화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해법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도시는 생명의 근원인 자연과 너무나 멀어진 듯하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정부, 시민, 그리고 기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며 협력해 간다면 앞으로 어디서든 숲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도시에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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