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pixabay
pixabay

인생길에서 위기와 고통을 만나는 것은 필연이다. 삶의 오묘함을 망각하고 인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살게 되면 난관에 봉착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 상황을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될 때 고통을 견디는 것은 내 몫이다. 배철현 교수는 "삶이란 죽음과 파괴가 시퍼렇게 도사리고 있는 회로다. 이것을 견디는 힘은 인내다. 이 세상에는 이것을 해결하는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패배를 인정하는 삶이고, 다른 하나는 삶의 이유를 느낄 때까지 견디는 인내의 삶이다."고 말한다.

위기와 고통은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돌아보고 수정하기를 요구한다. 위기와 고통은 삶의 버팀목인 동력을 꺾이게도 하지만 인생의 성장과 인성의 성숙을 이끌기도 한다. 위기나 고통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위기와 고통을 극복하며 살기란 더 어려운 일이다. 위기와 고통의 근원을 축출하지 않으면 지금 겪고 있는 고난은 극복할 수 없고 상처는 치유될 수 없다. 위기와 고통을 견디는 사람은 인생의 쓴맛을 음미하는 경험과 체험을 통해서 인생살이에 자신감이 생기고 저항력도 길러진다.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해 위기와 고통을 받아들이며 살아낸 사람의 인격은 매혹적이다.

김녹두 정신과 전문의는 "누구나 필연적으로 삶의 고통과 비극을 경험합니다. 이런 고통으로부터 전적으로 자유로울 만큼 성숙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스스로를 위로하고 달래는 힘이 있기 때문에 그 비극이 주는 고통을 견디고 그것을 성장을 위한 경험으로 삼습니다. 좌절이나 실패, 실수에 직면했을 때 비록 그 충격으로 휘청거리거나 주저앉을 수는 있지만 점차 그것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자신이 의도한 대로,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지라도 누구를 탓하거나 비탄에 잠기기보다는 다른 가능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실패건 성공이건 간에 그는 경험을 통해 힘과 지혜를 확장시킬 수 있습니다."고 말한다.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이종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누구에게나 자기 분량의 고통이 있다. 몸에 생긴 상처가 통증을 일으키듯 위기와 시련이 마음의 고통을 일으킨다. 자신 안에 고통과 불행을 견디고 이길 힘이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만이 고통과 불행을 견디고 이겨 낸다. 법정 스님은 "몇 백번 상하고 다치면서 괴롭고 절망하고 울부짖는 동안에 인간은 자란다. 자라면서 모든 것을 얻고 또 잃어버리고 그러는 동안에 인생을 알게 된다. 행복은 사금처럼 가벼이 날아가 버리지만 불행은 두고두고 네 마음속에서 인생의 문을 열어 주는 귀한 열쇠가 된다."고 말했다. 사람은 갈등의 바람이 불 때 성장해지고, 시련의 바람이 불 때 튼튼해지고, 아픔의 바람이 불 때 마음이 성숙해진다.

견딤은 숟가락으로 땅을 파 물을 얻는 것만큼 힘든 일이지만 인생의 성공과 행복은 견딤의 끝자락에서 자란다. 상처 많은 나무가 아름다운 무늬를 남기듯 고통을 견디는 시간과 함께 삶은 풍요로워진다. 삶의 아픔을 아파하지 않으려는 이기심이 인생을 파국으로 내몬다. 마음 가면을 벗고 나의 취약성에 직면할 때 삶의 문제와 고통을 견디고 버틸 수 있다. 견딤은 시련의 고통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의 결과물이고 받아들임은 책임을 지겠다는 성숙한 마음이고 성장의 디딤돌이다. 자기를 이기는 삶은 고통을 일으킨 잘못된 일을 책임지고, 어떤 고통도 회피하지 않고 직면하며 견뎌내는 것으로 완성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