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변광섭 컬처디자이너·에세이스트

충북 청주시는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청원구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세종대왕 어가행차 재현 모습. 2018.5.27. / 뉴시스
충북 청주시는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청원구 내수읍 초정문화공원 일원에서 열린 세종대왕과 초정약수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세종대왕 어가행차 재현 모습. 2018.5.27. / 뉴시스

안녕히 주무셨나요? 오늘 아침, 최고의 기쁨을 안고 새 날의 문을 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슬픔과 낙담으로 뒤척이며 이불을 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6·13 지방선거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오늘 아침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제각각일 것입니다.

먼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선거운동 기간 중에 약속하신 그 언약, 초심을 잃지 말고 반드시 지켜주세요. 선거는 끝났지만 선거기간 중의 약속을 지키는 일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그리고 낙선하신 분들께도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보냅니다. 정말로 열심히 달려왔고 최선을 다했으니 슬퍼하지 마세요. 지금부터 더 좋은 일 도모하면 됩니다.

선거는 나라를 바꾸고 지역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향해 더 큰 도약과 비전을 위한 소중한 한 표를 던졌고,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하든 그렇지 않든 받아들여야죠. 그간의 갈등과 대립, 반목과 불신 등을 훌훌 털어버리고 모두가 하나되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책에서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를 중요한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단순한 지식과 주장, 관습과 논리만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차별화된 디자인과 문화적 스토리텔링, 공동체적 가치와 다양한 형태의 놀이, 똘레랑스와 노마디즘, 그리고 매 순간 값진 결실을 만들고자하는 열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은 <생각의 탄생>에서 창조적 사고와 지식의 대통합으로 신르네상스를 펼치자고 주장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아인슈타인, 피카소, 마르셀 뒤상, 버지니아 울프 등 세계적인 과학자나 예술가 모두 창조적인 사고와 행동,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인류사에 빛나는 결과물을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마음의 눈으로 관찰하고, 머릿속으로 형상을 만들고 유추하며 통합적 통찰을 이끌어 냈다고 합니다.

앙리 베르그손도 <창조적 진화>라는 책을 통해 창조와 조화, 저항과 통합을 통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고 했습니다.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입니다. 실제로 커티스 칼슨은 <혁신이란 무엇인가>를 통해 시장의 핵심욕구를 파악하고 차별화를 넘어 개별화된 가치를 창조하며 혁신을 성공으로 이끌 슈퍼스타를 키우고 신뢰와 존경이 넘치는 혁신팀을 구성하자고 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혁신에 집중할 때 개인과 조직과 사회 모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아세요? 진정한 혁신은 머뭇거리지 않고 지금 당장 하는 것입니다. 실패해도 괜찮습니다. 변화와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도전정신과 희생정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실제로 세종대왕은 지식, 인재, 시스템을 통치철학으로 삼았습니다. 이 때문에 집현전을 비롯해 수많은 연구기관을 만들고 인재양성에 힘썼으며 토론과 협의와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조선의 르네상스를 일구었습니다. 한글창제를 비롯해 노벨상을 받을만한 업적을 20여 개나 일구었다고 하지 않습니까. 세종대왕의 빛나는 업적 중 상당수가 초정행궁에서 이루어진 사실도 주목해야 합니다.

변광섭 에세이스트
변광섭 에세이스트

크리에이터 이어령 선생은 디지로그, 생명자본의 시대에 어떻게 할 것인지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선생은 초대 문화부장관, 새천년위원장, 88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 등을 통해 창조와 융합의 가치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생각이 생각으로 그치지 않고, 말이 말로 끝나지 않으며, 주장이 주장에 그치 않고 문화와 예술과 산업의 현장에 젖고 스미며 물들게 했습니다. AI를 전쟁에 사용하면 재앙이 올 것이고 문화에 사용하면 삶이 행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가슴에 담아봅니다.

새로운 미래의 문이 열렸으니 머뭇거리지 마세요. 개인의 아집과 욕망을 버리고 이웃과 지역과 국가를 위해 앙가슴 뛰는 일을 시작합시다. 더불어 함께 삶의 향기 가득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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