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사람이 먼저 있었다. 그 사람을 위해 나라가 생겨났고, 나라를 유지하려다 보니 지방자치도, 정부도 필요했다.
 결국은 사람을 위해 지방자치와 정부가 있는 것이지 지방자치와 정부를 위해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들이 한번쯤 곱씹어 보아야 할 화두(話頭)가 아닐 수 없다.
 나는 과연 단체장으로서, 기초.광역의원으로서 사람들을 위해 일할 자세가 되어 있는가..
 개인의 이해득실은 접어두고 도민과 시민, 그리고 군민을 위해 활동할 자질과 역량, 도덕성을 겸비했다고 생각하는지 스스로 자문자답해 볼 일이다.
 각설하고, 운동경기에서 페어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들을 보면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 그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기 때문이다. 마치 한 폭의 멋진 그림을 감상하는 것처럼 말이다.
 경선에 승복해 깨끗히 물러 나거나, 상대방을 칭찬하면서 제갈 길을 가는 후보도 아름답긴 매일반이다.
 반면, 눈앞의 하찮은 이익을 위해 개인의 명예 조차 아랑곳 않는 뻔뻔스러운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왕짜증을 유발한다.
 중부매일이 연초 제시한 올해의 주제는 「변해야 산다」였다.
 대선에 앞서 실시되는 지방선거도 이제 같은 맥락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지방선거도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실은 후보자들이 득표활동을 깜냥껏 하든 말든 남의 밭에 콩놔라 팥놔라 할 계제는 못된다.
 대신 예나제나 유권자는 우매하다는 가정 하에 아직도 돈으로 표를 매수하려 한다든가, 상대방을 헐뜯는 구태의연한 선거활동을 펼치는 후보가 있다면 유권자의 이름으로 도태시켜야 마땅하다.
 수신(修身)도 제가(濟家)도 못하는 주제에 언죽번죽 지방살림을 꾸려가 보겠다고 설치는 후보들도 마찬가지이다.
 물쓰듯 돈을 쓴 사람이 당선될 경우 본전 생각이 날 것은 필연적 결과이다.
 실제로 상당수 이런 부류의 단체장과 의원들은 깨끗한 행정과 의정은 고사하고, 비리의 온상지만 찾아 다니며 먹고 살 궁리를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었다.
 영어(囹圄)의 몸이 되어 연일 신문지상에 오르 내리는 많은 단체장과 의원들의 반복되는 수뢰와 비리혐의 행태가 이같은 결과를 예측가능케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시장과 환경은 수시로 변한다.
 때문에 경영자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으며 순간 순간에 적극 대처할 수 있는 변화된 자세를 견지해야 적자생존의 시장에서 살아 남을수 있다.
 정치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어느 후보도 과거와 현재로 부터 자유로울 순 없다. 그러나 변해야 산다는 총론에 동의한다면 변화의 물꼬인 각론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는 과정은 이제 후보자들의 몫이다.
 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일곱 색깔이 모두 제각기 빛을 내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보자들도 올바른 정신과 자세로 선거활동에 임하고 유권자도 올바른 판단과 현명한 선택으로 투표에 임할 때 정녕 풀뿌리 민주주의인 지방자치제는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경선에 승복하며, 타 후보를 칭찬할 줄 알고, 유권자들을 표가 아닌 인간으로 대할 수 있는 변화된 후보자의 모습이 그리운 계절이다.
 다가올 6.3 지방선거는 클린 2002년 지방선거로 막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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