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본선에 진출한 각국 선수들이 속속 입국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6일 오후에 열린 세계 최강이라는 프랑스와 우리 대표팀간의 평가전은 한국 축구의 위상을 새롭게 하고 월드컵대회 분위기를 고조 시키며 국민들을 흥분케 했다.
 이날의 평가전은 16강의 고지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보다 더 높은 고지도 넘볼 수 있다는 희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1년 전. 컨페더레이션스컵 개막전에서 프랑스에 5―0으로 패했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우리 대표선수들이 1년만에 다시붙은 프랑스와의 평가전에서 비록 득점에서는 2―3으로 졌지만 전반적인 경기의 내용이나 체력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고 오히려 압도하기도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고 보면 한국의 축구가 어제의 축구가 아니며 이제 월드컵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쾌거를 기대해 볼만도 하다.
 지난 26일 오후 평가전이 열리던 그 시간 만큼은 전국민이 하나가 되어 응원과 환호속에서 선수들의 선전에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가 끝난후 잠시 고개를 돌려 정치권을 바라보니 그 곳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
 월드컵대회와 관련 한나라당이 정쟁(政爭)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후 몇시간만에 이에 맞장구나 치듯 검찰이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를 월드컵 이후 소환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한나라당은 즉각 『뒤통수 맞았다』고 발끈 하며 죄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은 자칫 속좁은 정치로 보일 수 있는 모습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하며 검찰을 감싸는 모습을 보이며 치고 받는등 정쟁으로 이어졌다.
 사실 검찰의 수사와 정당간의 정쟁은 그 본질부터 다르며 또한 달라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늘상 검찰의 수사가 정당간 정쟁의 대상이 되어 국민들을 짜증스럽게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자민련은 정당광고를 통해 「내고향은 충청도」라며 지역 정당의 한계를 자인하고 나와 이제는 각 정당들이 지역색을 타파해야 한다는 국민적 소망과 정치권의 시대적 사명을 잊은듯해 마음 한구석에 불쌍하고 가련한 생각을 갖게 했다.
 이처럼 정신 못차린 정치권에 「옥탑방」을 놓고 서민 논란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눈앞에 닥친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서민층으로부터 표를 얻지 못하면 당선이 어렵다는 각 정당들의 정세분석이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자들의 어색한 서민 흉내는 오히려 서민들의 반감만을 더하고 있는 가운데 「억지춘향이 서민 후보」이며「위장된 서민 후보」로 세간에 회자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같은날. 『태양은 다시 떠 오르고 새로운 날들은 계속 다가온다』고 한 어느 정치인의 말과 행보는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다시한번 확인케한 정치적 언어의 유희일 뿐 그이상 그이하도 아니었다.
 우리의 정치 수준에서 정치적 수사어로 「태양이 …」라는 말을 국민들 앞에서 사용할 자격이 있는 정치인들이 아직은 없는듯 하다.
 「태양이 다시 뜨고…」라는 말은 이날 태극전사들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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