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중 칼럼] 국장 겸 대전본부장

/클립아트코리아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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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일 전, 북미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대전환을 알렸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로 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이 회담으로 핵전쟁이 사라지고 '통일대박'이 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선거는 구도와 흐름의 씨움이다. 하루 뒤 치러진 6.13지방선거에서 여당은 압승을 거두었다. '북풍(北風)'과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 지지율이 주효한 것이다. 반면 어리바리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국민들에게 버림을 받았다. 그 결과 광역단체장 17곳 중 민주당은 14곳에서 승리했다. 이뿐만 아니다. 기초단체장 226곳 중 151명이 민주당이 차지했다. 또 국회의원 재보선 12곳도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김천을 제외한 11곳을 접수했다.

더 따져 보면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도 17곳 가운데 진보 인사가 14곳을 차지했다. 대전, 대구, 경북을 제외하면 전국을 파랑으로 물들였다. 이 정도면 민선이 아니라 관선(官選)시대라 해도 좋을 둣싶다. 무엇이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수구 보수의 불감이다. 이들은 오랜 기간 권력에 취한 나머지 '집단 나르시즘'에 빠졌다. 총선, 대선에 연거푸 패하고도 여당행세를 했다. 비전 보다는 막말과 상대의 사생활 흠집 내기를 일관하다 완패했다.

경제가 엉망인데도 국민들은 남북의 화해를 지지했다. 여당에게 신뢰를 보냈고 야당에게는 매를 든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국회 11석을 확장했다 해도 '여소야대'는 여전하다. 정계 개편이 없는 한 21대 총선까지 그러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성공에 심통 난 야당이 딴지를 걸면 국정은 표류할 수밖에 없다. 어찌됐든 2016년 20대 총선, 2017년 5월 장미대선 패배에도 야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골난 국민들은 이번에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하지만 선거에서 어느 한쪽의 '몰빵'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다못해 고스톱 판에서도 견제와 균형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2020년 총선은 야당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그 기회는 한국당이 환골탈태 할 때 가능할 것이다.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김강중 국장 겸 대전본부장

대전시 선거 결과도 민주당이 덩달아 압승했다. 시장, 구청장 전부를 석권했다. 집행부를 견제해야 할 시의회도 22명 중 21석이 민주당이 차지했다. 한국당은 비례대표 1석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대전을 떠나는 매력 없는 도시를 만든 민선 6기인데도 민주당을 택했다. 전임 시장의 낙마, 대전의 쇠락도 선거와는 무관했다. 정책과 인물, 도덕 등 백약이 무효했다.

이제 민선 7기 대전시, 시의회는 한통속이 됐다. 북미 회담과 문 대통령 성덕(聖德)으로 '묻지마 선거'의 결과다. 보루인 한국당 대덕구청장, 바른미래 동구청장도 날라갔다. 시의회도 2014년 새정치연합(민주당 전신) 16명, 새누리(한국당 전신) 6명 당시보다 더 쪼그라들었다. 이 때도 견제기능이 약화됐고 행정은 4년 내내 민의에 반(反)했다. 물론 하이에나 근성의 지역신문들도 이를 방조했으니 할 말이 없다. 이제 유례없는 1당 독주체제가 완성됐다. 대전시 앞날이 요원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어디나 견제세력이 없는 조직은 시간이 흐르면 부패하게 마련이다. 시민은 안중에 없고 그들끼리 나누고 돌려먹는 행태가 심화될 것이다. 이를 언제까지 또 지켜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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