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진단]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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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13 전국지방동시선거에서도 인신 공격과 흑색 선전은 여전했다. 우리 나라에서 상대방 후보를 공격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은 48년 정부 수립 이후 각종 선거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단골메뉴로 대부분 경쟁력이 약한 후보가 상대 후보를 공격해 지지율을 깎아내리려는 수단으로 악용됐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네거티브 선거전을 펼친 후보들 대부분이 철퇴를 맞았다.예전처럼 네거티브 선거전이 먹히지 않았다.

그동안 네거티브 선거전에 식상한 유권자들은 후보의 정책과 공약, 경력을 참고해 투표권을 행사했으며, 오히려 네거티브 선거를 펼친 후보들은 유권자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대부분 낙선했다. 실제로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형수 폭언과 연예인 염문설 등으로 거센 공격을 받았으나 56%가 넘는 지지율로 당선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에 편승한 묻지마 1번 투표도 한 몫했지만 선거에 대한 국민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인신 공격성 발언이 오히려 역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이 후보 측은 "저열한 공세에 굴하지 않고 국민의 손을 잡고 여러분이 원하는 세상 향해서 다음 세대들이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끝까지 나아가 반드시 이기겠다"며 네거티브 선거의 부당성을 경기 도민에게 호소해 최종 선택을 받았다. 경기도 유권자들은 흑색선전의 사실 여부보다는 이 당선자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주민 복지 수준을 높인 시정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충북에서도 네거티브 선거전은 예외가 아니었다. 음성군수 선거는 조병옥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필용 자유한국당 후보가 노인과 노인회 표현을 놓고 고소, 고발이 이어지면서 막판까지 혼탁 선거로 치러졌으며,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를 기반으로 한 민주당 조 후보가 3선 군수에 도전한 이 후보를 압도적인 차이로 이겼다. 증평군수 선거도 3선 출마 약속을 번복한 홍성열 후보가 상대 후보의 인신 공격을 이겨내고 군수 재임시절 8년간의 군정 성과를 인정받아 군민의 당당한 선택을 받았다.

특히 진천군수 선거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극에 달했다. 김종필 한국당 후보는 선거 초반까지는 비즈니스 센터 건립, 통합관제시스템 확충, 급식지원센터 건립, 진천국가대표선수촌 개방, 전국 최대 민속장 조성, 한국체육대 캠퍼스 유치, 진천소녀상 건립,드론전담기지 건설 공약을 발표하는 등 정책과 공약을 앞세운 선거전을 펼쳤다. 하지만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들자 갑자기 상대 후보를 공략하는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선거 운동 방향을 전환했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지난 5일부터 진천산단 진실 규명 공동 촉구, 정치자금 수수 의혹 추가 해명 촉구, 불법 후보에게 군민 세금을 맡길 수 없다, 진천산단 개발 허상 주장, 허위 사실이면 나를 고발하라, 공무원 명예 실추시킨 후보 응징 등 1∼2일 간격으로 송 후보를 상대로 각종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선거 전 날인 지난 12일에도 송 후보가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공공연히 말한 것이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 법에 따라 조치해 달라고 선관위에 의뢰했다는 등 진천군수 선거전이 정책과 공약 선거가 아닌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이에 송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11일 기자회견에서 "저에 대한 다양한 의혹이 언론의 후속 취재와 보도로 대부분이 해소됐다”며 “남은 기간 저를 흠집내려는 노력을 중단하고 차별화된 공약으로 군민과 만나자"고 호소하는 등 선거 끝까지 정책과 공약 선거전을 펼쳐 충청권 최고인 63%가 넘는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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