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장 선출에 '참관' 이라니…
충북도의장 선출에 '참관' 이라니…
  • 한인섭 기자
  • 승인 2018.06.24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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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칼럼] 한인섭 편집국장
변재일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21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중앙당 지침에 의거해 마련한 ‘광역기초의회 의장 선출 등 원구성에 대한 충북도당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변재일 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이 21일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중앙당 지침에 의거해 마련한 ‘광역기초의회 의장 선출 등 원구성에 대한 충북도당 지침’을 설명하고 있다. / 김용수

국회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위원장·청주 청원)이 이른바 '광역·기초의회 의장 선출 지침'을 제시한 것은 중앙당이 지방의회를 '하수인' 정도로 여기려 한다는 '힐난'의 빌미를 주기 충분하다. 선거 압승으로 과도한 힘을 갖게 된 민주당 지방정부와 지방의회가 해이해 질 수 있어 취한 조치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여길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변 위원장은 지난 21일 충북도청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충북도의장 후보 선출 총회에 자신(도당위원장)이 참관하겠다는 지침을 발표했다. 기초의회 의장은 해당 지역위원장 참관 하에 당선자 총회를 열어 선출하라는 '지침'을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의장, 상임위원장 정당별 배정은 의석수와 전례를 고려해 결정하라는 내용을 비롯해 6~7개 항목을 세세하게 열거했다. 중앙당 지침에 따라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회 구성을 위해 지침을 마련했다는 게 변 위원장의 명분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번 지침은 지방의회와 지방의원을 구분하지 못한 결과다. 적어도 민주당 의원들이 '지침'을 따를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지방의회는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곤란하다. 

충북도당과 변 위원장은 자당 의원에 국한된 문제라고 항변할 수 있다. 그러나 11대 도의회는 32명 중 민주당이 28명이다. 전부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초등학교 반장 선거도 아닌데, 참관이라니…. 

정당공천제 하에서는 국회의원이 지방의원을 공천으로 쥐락펴락할 수 있다. 일정부분 지방의원을 통제할 필요성도 있다. 그러나 중앙당과 도당이 공개적으로 내놓은 지침은 어느 모로 봐도 설득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따지고 보면 민주당은 지방선거 직전까지 '지방분권'을 포함한 개헌 투표 동시 실시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발을 빼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그럴 줄 알았다"며 거세게 몰아 붙이기도 했다. 바로 그 개헌안에 담을 핵심 중 하나는 지방정부 자치권과 재정권 확대다.

또 다른 한축인 지방의회에는 입법권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지방정부와 의회를 지방 통치와 정치의 주체로 하자는 취지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약한 내용이다. 한마디로 중앙의 통제를 허물자는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양손에 떡을 쥔듯한 선거결과가 나오자 오히려 중앙이 지방을 통제하겠다며 '칼'을 빼든 것이나 다름없다.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이번에 당선된 지방의원은 '바람의 아들'이니 통제하겠다는 소리로도 들릴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중앙당과 청와대를 의식한 '가벼운 처신'이라 여길 수 밖에 없다. 그도 아니라면 정무감각을 상실한 탓이라 할 수 있다.

해체 위기를 맞은 자유한국당도 이러지는 않았다. 2016년 7월 도의회를 장악했던 한국당 후반기 의장 후보 선출은 두 후보가 팽팽하게 맞서 '한표' 향방을 놓고 격렬하게 싸웠다. 그럼에도 도당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들이 거론되지 않았다. 이면의 흐름은 있었겠지만, 도당 사무처 직원 조차 "우리는 회의실만 빌려줬다"고 언급할 정도의 정무감각은 있었다. 도당이나 국회의 '지방의회 불개입'은 예나 지금이나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 도의원 당선자들은 25일 오찬간담회를 갖고 일정을 협의한 후 조만간 의장 후보를 선출할 모양이다. 간담회에 변재일 위원장이 참석한다 하는 데, 이 자체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모를까. 그가 '당선자 총회'까지 참석한다면 의회는 사람들을 웃겼던 개그 프로  '봉숭아 학당'으로 전락할 것이다. 

한인섭 편집국장
한인섭 편집국장

의장 후보군에 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3선의 장선배·황규철·김영주 의원은 참관을 수용할 것인지 답을 내놓아야 할 듯 싶다. 이들과 경쟁에 나선 재선의 연철흠이나 박문희 의원에게도 마찬가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이 애써 '참관 도의회'를 만든다면 '선거 8전 8승'의 이시종 지사 '도정운영'에 어떤 역할을 할지 해답이 나와있는 게 아닐까. 기초의회는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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