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통해 故 김종필 총리 추도사 공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8.6.24. / 뉴시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24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8.6.24.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故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빈소를 5일간 지킨 국회 정우택 의원(자유한국당·청주 상당)이 발인을 하루 앞둔 26일 구구절절한 추도사를 페이스북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총리님은 한국 현대정치사를 가로지른 큰 별이셨다"로 시작되는 추도사에서 정 의원은 "집안에서 어른이 작고해도 집안 전체가 쓸쓸한 법인데, 우리 정치의 대들보이신 총리님의 별세는 우리 가슴을 아리게 하고 허전함으로 가득 채운다"고 애도를 표했다.

정 의원은 또 "생전에 손수 고르신 영정 속에서 환하게 웃으시는 온화한 미소만 남기시고, 무엇이 그리 급하셔서 홀연히 떠나셨냐. 먼저 가신 사모님 박영옥 여사님을 찾아 빨리 만나시려고요?"라며 "'별세하기 하루 전 찾아 뵙고, '총리님 저 정우택이 왔습니다. 눈 좀 떠보세요!'라고 말씀 드릴 때 눈을 반 쯤 뜨시고 손 끝에 가까스로 체온을 느끼게 해주셨던 총리님"이라고 슬퍼했다.

정 의원은 이어 "다리를 만져보니 흰 맨살에 뼈만 앙상히 남으시고 눈가엔 무엇인가 서러움에 짓물러있던 모습이 마지막 가시는 모습이셨다"며 "저 개인적으론 자민련 시절 2004년 17대 총선에서 총리님을 10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지 못한 것이 사무치는 한으로 남아 있다"며 자책했다.

정 의원은 "그 때 총리님께서 10선 의원이 되셨다면 2008년 12월의 중풍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총리님은 산업화와 민주화로 점철된 대한민국 정치사의 주인공이셨다"면서 "3당 통합으로 문민시대로의 초석을 깔았고, DJP공조로 첫 정권교체를 이루신 민주화의 역사이셨다. 총리님에 대한 공(功), 과(過)에 대한 평가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역사는 총리님을 평가하리라 믿는다"고 추켜 세웠다.

정 의원은 특히 "'대통령은 해서 뭐해, 다 거품 같은 거야'라고 하시면서 꿈을 접으셨고, 우리들에게 충청대망론의 숙제를 남기셨다"면서 "'정치는 허업'이라고 하셨지만 역대 대통령의 비극을 말씀하시면서 정치적 소신인 내각책임제 실현을 숙제로 남겼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총리님이 반세기 이상 펼쳐온 넓은 정치철학과 발자취는 충청인, 내각제론자, 보수주의자 만의 자산이 아닌 국민과 정치권 전체의 자산이 될 것"이라며 "세간에서는 '풍운의 정치인', '영원한 2인자', '정치 10단' 등 많은 별칭을 붙입니다만 제가 바라 본 총리님은 세상을 관조하면서 정치를 여유로움으로 풀어간 거목이셨다"고 재차 고인을 그리워했다.

정 의원은 "정치를 정쟁과 각박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다독이고 여유로움을 보임으로써 국민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가장 든든한 기둥이셨다"며 "험한 세상사를 뒤로 하시고 편히 영면 하시옵소서"라고 마지막 인사를 고하는 등 '2018년 6월26일 빈소에서 정우택 올림'이라고 썼다.

정우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故 김종필 전 총리 추도사를  공개했다. / 정우택 의원 페이스북 캡쳐
정우택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故 김종필 전 총리 추도사를 공개했다. / 정우택 의원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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