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시간성'에 주목 7월 5일까지 제2, 3전시관서 회화 16점
사람 사이 관계속 발생하는 순간 에너지 읽어내 작품속에 표현

유현경 작 '숲'
유현경 작 '숲' / 스페이스몸미술관 제공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스페이스몸미술관은 공간의 시간성에 주목하며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부터 7월 5일까지 육체를 대상화하는 유현경(34) 작가의 개인전 '행복할 일만 남았어요'전의 작품들은 독특한 시간성을 품고 전시된다.

유 작가는 인물을 주로 다룬다. 아름답거나 기괴한 자연경관이 아닌 시간이라는 사건을 담은 유 작가의 풍경은 일반적으로 '풍경화'라 불리는 그림과 매우 다르게 보인다. 그는 자신과 다른사람의 관계에서 발생되는 순간의 에너지 즉, 대상이 가진 역사와 인상, 그것을 읽어낸다. 유 작가는 작가의 사회적 인식, 대상과 대면하는 작가와의 상황 등 적지 않은 복잡한 사건을 직관적으로 포착해낸다. 작가가 다루는 신체는 그 사람의 의식과 경험으로 형성된 장소이다. 거기에 작가적 감흥과 예민한 감각으로 캐치된 사건이 붓질로 형상화돼 또 다른 장을 생성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그래서 '장소의 시간' 안에 위화감 없이 착상된다. 작가의 작품 안에 표현된 풍경과 인물은 모두 자신과 그를 넘어선 타인, 세계라는 시간의 형상이며 그로인해 과감한 화법과 캔버스 크기에만 압도당하지 않게 한다. 작가가 무수히 그린 얼굴들은 변화의 과정이었으며 나아가는 시간의 맥락에서 읽혀야 한다.

유현경 작 '어서 와' / 스페이스몸미술관 제공
유현경 작 '어서 와' / 스페이스몸미술관 제공

이제 청년기를 통과한 유 작가는 "내부의 긴장과 겁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아직 무언가를 명확히 표명하고자 하지 않지만 기존에 지배적이었던 부끄러움과 조심성의 태도를 떠나오며 작가는 한 문장을 내놓았다. '그림은 이제 내가 아닌 너를 향해 있고 나는 너의 일을 걱정하고 논의해 본다.'고. 많은 것을 압축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쓰인 이 문장은 작가의 현상을 드러낸다. 작가는 대상으로서 인물을 그리지만 결국 자신에게 향해있던 태도에서 확장된 시선으로 캔버스를 바라본다. 특별한 장소에서 찍힌 사진에서 끌어내어져 온 인물이나 장소에서 발현되는 정서적 기억으로 그 의미를 넓혀가고 있다.

황신실 스페이스몸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유현경 작가에게 하나의 서표같이 위치할 것"이라며 "우리는 장소의 다층적 의미, 그에 얽힌 시간의 표면 아래 깊이 스며들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작가는 서울대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서양화가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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