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원규 청주문화재단 공예팀장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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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무수히 많은 공예품과 함께한다. 고려청자, 조선백자와 같은 국보급의 예술품 뿐 아니라 주위에서 흔히 보는 식기나 옷, 장식품 등도 공예에 속한다. 공예는 우리 생활과 더불어 발전하였고 생활에 밀착되어 공예품이라는 것을 자각하기가 힘든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공예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힘들며 정의하는 것 또한 어렵다.

동양에서 '공예'는 '공- 일이나 노역', '예- 기술'로 오늘 날보다 훨씬 포괄적으로 적용되었다. 그래서 공예는 사람의 손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대부분을 지칭하였다. 하지만 서양에서 '공예'는 'Craft'로 'Technology'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산업혁명 이후 기계의 발달로 인해 그 의미에 혼란과 변화를 야기하였다. 이처럼 동 서양의 공예 개념이 다르지만 두 가지 정의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공예품을 만드는 재료와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그리고 특수한 기술이 합쳐서 공예가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다른 예술과는 다르게 공예는 쓰임과 함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예술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실용성을 근본으로 하며 그 아름다움(美)은 쓰임(用)으로써 나타난다.

산업혁명이래 인간의 생활은 크게 변모하였다. 자연과학의 발달은 새로운 재료를 탄생시키고. 이 재료들은 공예의 범위를 확대하여 그 성격도 변화시켰다. 따라서 공예를 이루는 풍토, 기술, 문화, 재료마저 변화시키기에 이르렀는데 공예도 대중의 뜻에 따라 대량생산 방법을 취하게 되어 공예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서의 공예는 지역과 공간을 포함하여 모든 공예의 특징들이 혼재된 듯하다. 전통을 지키며, 모방과 재현만이 아니라, 시대에 맞는 공예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박원규 청주문화재단 공예팀장

따라서 그만큼 다양하고 세분화된 유사(파생된 생활밀착형 공예)분야가 나타나게 되었고, 그것들은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들어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러한 현실속에서 공예의 역사나 흐름을 짚어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현대공예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는 작업은 의미 있을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대량생산의 필요에 따라 기계화되고 자동화가 됨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은 벗어나 생활에서 쓰이며 기능성을 중시한 생활 공예와 창조적인 예술성을 표현하는 미술공예의 의미의 두 영역으로 나뉘어졌다.

이 시대는 대량생산(공업디자인)과 희소성(공예품)에 대한 기준이 바뀌게 되었다. 가끔은 창의적이고 미적인 것을 희소성과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질적으로 수준이 낮은 공예품도 창의적인, 또는 미적인 것으로 혼동되는 사례가 있었다. 공예품이란 본질적으로 디자인의 다양성에 비하여 수적으로 희귀하기는 하나, 희귀하다고만 해서 공예품이 더욱 미적으로 우수한 존재로서 존중될 수는 없다. 공예품과 공산품 등은 현시대 우리의 생활문화를 보여주는 현상들이기 때문에 생활화를 위한 목적 위에서 질적으로 가치가 있도록 구분되어야 한다. 공예는 다양한 기술적 실험들을 넘어서며 진화하고 있다. 공예는 우리의 생활이다. 공예는 미래의 꿈과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감동의 폭발력과 호소력을 내재하고 있다. 이 공예와의 만남으로써 그 꿈과 희망의 세계에 빠져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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