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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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아침일찍 스마트폰에서 띵동하고 소리가 난다. 스마트 폰을 열어보니 중·고교 동창생인 친구가 새벽에 운명을 하였다고 상조회 총무가 보내온 부고였다. 이를 보자 학창시절이 파노라마 처럼 눈앞을 스쳐지나갔다. 검정색 교복을 입고 함께 6년간 교문을 드나들던 그 친구, 고향을 떠나 사업을 하며 열심히 살아온 그였다. 상조회 날이면 자주 찾아와 서로 안부를 물으며 지난 삶의 여정속에서 나름대로 힘들고 어려웠던 일, 그런가하면 간간히 좋은 일에 함박웃음을 지어보이기도 했던 일들을 회상하면서 삼겹살에 소주한잔을 기우리며 삶의 애환을 노래했던 친구였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타가 인정해주는 성실한 그였다. 친구들의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섰던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야속했다. 창조주가 부르면 누구나 그 길을 가야되지만 뭐, 그리 바쁘셔서 이처럼 빨리 데려가신단 말인가. 60대중반이다. 옛 날같으면 그리 빠른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현대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한 오늘날로서는 조금 이른 것 같아 더욱 아쉽기 그지없다.

혹자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65세에서 75세까지 10년동안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같다. 젊었을때는 자신의 안정된 직장을 위해서 몰입했고 중년에는 가정을 위해서 올인하다보니 어느새 머리에는 서리가 내리고 정년퇴직이라고 하여 일생을 바쳐온 직장을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서야 했다.

돌이켜 보면 그친구 뿐만 아니라 우리네 삶은 올곧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 옆길을 바라볼수 있는 여유도 없었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그친구를 비롯한 우리네들의 삶,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때로는 허전하기도 하고 자존심이 상하여 누구와도 말하기도 싫고 아니 자신의 설 자리가 변변치 못해 좌불안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욕심이라는 작은 보따리를 미련없이 내려놓으니 마음은 한결 가볍다.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부자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이글을 다시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미어 온다. 그리고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다. 현재 건강하게 살아있고 더구나 사랑하는 가족이 옆에 있는데 뭐 그리 불평을 담고 살아왔는지 생각해보면 어리석기 그지없다. <평생감사>의 저자인 전광목사님은 '가장 평범한 하루가 가장 행복한 하루입니다. 당연한 것을 감사하기 시작하면 또 하나의 열매가 만들어 집니다. 많이 가졌다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감사하는 사람만이 행복할 수 있습니다. 행복은 소유의 크기가 아니라 감사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라고 역설한다.

이제부터라도 남은 인생을 감사하자고 다짐해본다. 조금 더 행복해 지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사랑하는 친구의 명복도 두손모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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