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교육청이 오는 9월 1자 교장공모제 희망학교 신청을 받은 결과, 4곳만 신청서를 제출해 역대 최저를 기록하며 '교장공모제'가 일선 학교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충북도교육청 건물 모습.  / 중부매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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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의 여파로 예비교원들이 교사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선발인원이 급격히 줄고 있기 때문이다. 유치원, 초등, 중등 등이 전반적으로 선발 규모가 줄었지만 특히 초등의 선발인원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거의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예비교사들이 비상이 걸렸다. 출생아 감소 추세가 지속돼 온 것을 감안하면 중등 예비교사들도 큰 영향을 받게 됐다. 교원수급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지 않으면 교원임용절벽이 교육계의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로 충북은 2019학년도가 2018학년도의 사전 예고와 실제 모집공고 때보다 교원 선발 인원이 줄었다. 초등만 보면 2018학년도보다 사전 예고 인원은 34.8%(80명) 줄었지만 실제 모집공고 인원과 비교하면 무려 46.4%(130명) 감소한 수치다. 충북에서 최근 10년간 초등교사를 100명대로 선발하는 것은 2010학년도(130명)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교원 선발 인원 감소로 교대 졸업예정자들의 취업난이 불가피해 졌다. 청주교대가 한 해 300명 이상이 졸업하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임용되는 인원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무엇보다 초등교사 임용대기자도 100여명에 달해 교단에 서기까지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국적인 현상이다. 충남도 지난해 선발예정 인원보다 유·초·특수학교 교사는 26.4%(154명), 중등 교사는 28.8%(111명) 줄었다.

교사 선발인원 감소 현상은 앞으로가 더 심각하다. 국내 출생아수가 매월 최저수준을 경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27일 공개한 인구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출생아 수는 2만7천700명을 기록해 1년 전보다 2천700명(8.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4월 출생아 수가 3만 명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월별 출생아 수 통계를 정리한 1981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이들이 유치원을 거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8년 뒤에는 교원은 물론 학교자체가 남아돌아 폐교하는 학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 정책은 거꾸로 갔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끌려가던 각 교육청은 최근 수년간 매년 필요한 인원보다 더 많은 교사를 선발했다. 이 때문에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한 '미발령 대기자'들이 크게 늘었다.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초·중등 교사가 전국적으로 4천명을 상회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정부가 교원확충 방안을 바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임용시험을 통해 선발하는 공립 초·중등 교사 수를 매년 조금씩 줄이기로 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지만 교사 선발인원 축소 폭을 현 정부가 임기가 끝난 2020년대 중후반에야 커지게 설계한 것은 다음 정권에 교원수급 과잉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것이다.

교원양성기관의 정원을 줄이고 지역 간 초등교원 수급 격차 완화 등 현실에 맞는 근본적인 개선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무작정 교직에 매달리고 있는 예비교원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 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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