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스포츠] 김미숙 청주 비상초등학교 교사

어린이놀이헌장.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 2002년 울리던 함성소리가 들리는 듯 한 여름, 올해 러시아에서 열리고 있는 월드컵 축구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잘 뛰어주기를 희망해 본다. 교사들이 모여 헉헉 거리며 발짝 뛰기를 하고 있다. 각자 어릴 적 놀던 놀이를 떠올려보고 그 중에서 하고 싶은 놀이를 직접 해 보는 시간인 것이다. 마음은 어릴 적 그 시절로 돌아갔지만 몸은 현재에 있으니 숨이 턱에 차고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으며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 뿐만이 아닌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여러 가지 놀이들이 생각났다. 놀잇감이 굳이 있지 않아도 자연 속에서 맘껏 뒹굴며 놀던 때가 있었다. 자연에서 얻은 도구들을 이용한 공기놀이, 비석치기, 자치기 등이 있고 발짝뛰기, 숨바꼭질 등 도구가 없어도 되는 놀이들도 있다. 또는 팽이나 딱지, 제기 등 간단히 도구를 만들어 즐기는 놀이도 있다. 요즘 "놀이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주제로 매주 목요일마다 진행되는 교사들의 자율연수 시간에 참여하고 있는데 열기가 뜨겁다. 옛날의 놀이라는 것이 지금으로 보면 스포츠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2015년 5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교육감들이 모여서 어린이 놀이헌장을 선포하였다. 아이들의 놀이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10대 공동정책과 함께 충분한 놀이시간을 보장하고, 학교 내외에 안전한 놀이공간을 확보하며, 교사들의 놀이 연수를 강화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대한민국에 "어린이들이 여가 및 문화, 오락 활동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한 적이 있다. 교육만큼 중요한 것이 아이들의 놀이라는 것이다. 하여 현재 학교 교육과정에는 놀이수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즉 놀이와 교육이 하나 되는 학교교육과정 구성으로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자는 것이다. 수업의 동기유발이나 학습목표 도달을 위한 방법에서도 놀이가 접목되어 재밌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해야한다. 그런데 놀이가 곧 삶인 아이들은 무목적성에 자발적으로 함께 모여 놀 수 있는 시간과 공간만 허락된다면 어떤 놀이를 제시해 주거나 가르쳐주지 않아도 신 나고 재밌게 놀 수 있는 능력이 모두 충분하다.

"00놀이 할 사람 여기 여기 붙어라"로 놀이할 친구들을 모으고 자율적으로 규칙을 정해 놀면서 협동심과 배려심, 민주시민의식 등이 배워지는 것이다. 이에 학교에서는 놀이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주고자 하고 있다. 이렇게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놀이를 수업과 연결했을 때 정말 놀이처럼 아이들은 재밌게 참여할 수 있을까? 배움이라는 것이 들어가면 아이들은 웬지 재미가 없어지고 힘들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학교가 그저 마냥 놀기만 할 수는 없지 않는가? 하여 선생님들은 머리를 맞대고 수업이되 재밌게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청주 비상초등학교 김미숙
청주 비상초등학교 김미숙

한 예로 수학 시간에 구구단을 익히고 있다면 커다란 천에 1부터 100까지의 수를 써 놓고 5단 구구단의 수를 찾아 서기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구구단을 외울 수 있도록 하는 교수학습방법을 개발한 연구팀도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놀이하듯 공부하는 효과적인 교수학습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킨다면 우리 아이들은 정말 행복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고 삶의 만족도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다. 우리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많이 낮으니 하는 소리다.

공기나 제기차기 놀이 등을 통해 수학의 덧셈 뺄셈을 배울 수도 있고, 고무줄놀이를 통해 신체 유연성을 기르거나 리듬감을 통해 예술 감각을 키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과 놀 때 진심으로 같이 놀아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가 먼저 놀 줄 알아야하고 그래서 놀이 관련 연수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 알고 있던 놀이지만 몸으로 새로 체험하면서 이제 진짜 아이들과 다시 놀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요즘 교실에서 아이들과 많은 놀이를 하고 있다, 나도 아이들도 행복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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