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사무총장 SNS로 답안지 전달 혐의 직위 해제
청주시, 28일 인사위 열고 김 총장 징계 후 사법당국 고발 예정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 중부매일 DB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청주시 출연기관인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사장 이범석 시장권한대행·이하 문화재단) 사무총장이 직원 채용 논술 시험지를 응시자에게 유출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난 26일 감사에 착수한 청주시는 김 총장을 직위해제한 후 징계와 수사기관 고발 등 조치를 취할 방침이어서 시험지 유출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중부매일 취재 결과 김호일 재단 사무총장은 지난 6월 14일 실시된 청주시문화재단 직원채용 시험 이틀전 특정 수험자 A씨에게 논술 시험지와 답안지를 SNS문자(카톡)로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답안지를 문자로 전달 받은 수험자는 논술 정답을 그대로 답안지에 명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점 과정에서 답안지 내용을 수상히 여긴 문화재단 채점위원이 이의를 제기, 경위를 조사한 끝에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재단 운영의 총괄 책임자가 특정인에게 시험 응시를 제안한 후 정답까지 제공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사무총장의 시험지 유출을 인정한다"며 "실수로 수험자에게 보낸것 같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홍보팀장 논술지에 대해 채점을 한 결과, 시험지 유출 의혹이 있어 정식으로 시 감사관실에 보고했다"며 "문화재단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팀장을 채용하려 했지만, 이번 유출 사건이 발생해 해명조차 부끄럽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씨는 "저녁 자리에서 김 사무총장이 먼저 홍보팀장을 제안해 응시하게 됐다"며 "나도 억울하다. 김 총장에게 답안지를 요청하지 않았으며, 갑자기 문자가 도착해 확인해 보니 답안지여서 어쩔 수 없이 받아 시험을 치렀다"고 억울해 했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문화재단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은 수개월 째 미룬 이범석 권한대행의 문화재단 조직개편안 반대에서 기인됐다"며 "김 사무총장은 이 권한대행이 비호하는 전 문화재단 팀장이 지속적으로 재단을 음해, 이를 대처하는 과정에서 언론인 출신 홍보팀장을 영입하기로 결정했고, 이번 사건이 촉발됐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범석 권한대행은 이에 대해 "문화재단이 제출한 조직개편안은 김 사무총장과 본부장에 의해 좌우되는 팀제 확대 개편안이어서 결재하지 않았다"며 "결코 전 팀장도 비호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문화재단은 지난 5월 15일 직원채용 공고를 실시한 후 6월 14일 채용시험을 진행했다. 문화재단은 직원 채용시험을 통해 홍보 1명(4급), 경영 1명(7급), 문화산업 3명(7급) 등 총 5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번 시험에는 총 104명이 지원해 85명이 논술시험에 응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단은 이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문제의 수험 당사자를 불합격 처리하고, 지난 6월 21일 면접을 실시한 후 26일 합격자를 발표했다. 문화재단은 변호사 자문을 거쳐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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