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이 인사(人事)철인가 보다.
 오늘도 일간지의 「인사란」이 빼곡하다.
 거기엔 승진한 사람도 있고 전보된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인사권자의 보복성 인사로 좌천된 사람도 있겠지만 속사정을 제대로 모르는 제 3자는 「인사란」의 활자만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제 3기 민선 단체장들이 특정 정당의 후보로 출마하여 선거에 임하였기 때문에 후보들에게 줄서기가 관행화 되었으며 선거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공무원들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누구 누구는 어느 쪽에 줄을 섰기에 능력이나 자질 보다는 선거 당시 충성도와 선거운동에 따른 논공행상에 이번 인사에서 특혜를 입었으며 누구 누구는 어느 쪽에 줄을 섰고 지난 단체장의 심복이었기에 능력이나 자질은 있지만 좌천되는 등 제 3기 민선 단체장들이 실시한 인사에 대한 평가가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 내리고 있다.
 청주시도 예외가 아니다. 인사와 관련 상식 밖에 일로 뒤늦게 호사가들의 입방아가 한창이다.
 청주시에서 지난 5일 단행한 6급 이하 직원에 대한 승진·전보인사에서 모 과로 발령을 받은 어느 공무원이 시장의 인사발령에 정면으로 맞서 자신이 희망하는 부서로 보내줄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나서자 결국 청주시장은 이를 받아들여 당초 인사에 따른 전보 제한 1년을 무시하고 하룻만에 재 전보를 하는등 스스로 인사행정의 파행을 자초했다.
 「나, 그자리 싫다」는 개인의 사정에 부서를 옮겨 주었다는 청주시의 변명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청주시장은 취임후 실시한 일부 인사에서 잡음이 일자 인사발령을 취소하거나 번복하는등 인사조직관리에 헛점을 보였다. 청주시장은 고유권한인 인사권을 스스로 포기 하고 60만 청주시민을 대표하는 시장의 권위를 잃고 시민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
 만사(萬事)라는 인사가 망사(亡事)가된 청주시의 인사행정은 결국 제 3기 민선 청주시 행정의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져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의 인사는 최소한 개개인의 능력이나 자질 또는 개인의 특성을 살리고 조직의 화합과 생산성 증대를 고려 하여 인사를 하는 것이며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다.
 따라서 인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이 기대했던 자리로 옮기면 「이번 인사는 참 잘 됐어 사람 볼 줄 알아」라며 떠들고 다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이번 인사는 정실이 너무 개입된 보복성 인사야」라며 사람들에게 불평과 함께 험구를 할 것이 뻔하다.
 그러면서도 인사권자의 인사에 따라 자리를 옮기고 나름대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대부분의 공직자들이며 샐러리맨들이다. 왜냐하면 그자리가 소위「등기된 자리」가 아니라는 자위속에 때가되면 「나도 자리를 옮길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 조직에서 나오면 된다.
 그런데 지금 청주시정의 시간이 몇시쯤 이기에 「나 그자리 싫다」가 통하는가.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