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박성완 대한국궁교육원장

진천 농다리축제 / 중부매일 DB
진천 농다리축제 / 중부매일 DB

농다리가 소재한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필자로서는 농다리는 어릴적 추억이 많았던 장소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여름방학때면 점심을 먹고 동네 친구 및 선.후배들과 소를 끌고 나와 농다리 건너편 인공폭포와 농암정이 있는 산위에 몰아 놓고 농다리에서 미역을 감았고,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로 그리고 겨울방학때는 땔감을 하여 지게를 지고 수없이 건너 다녔던 다리이다. 특히 농다리 건너 초평저수지는 현재 하늘다리인 1958년에 준공되었던 최초의 댐을 1986년에 약 2km의 하류에 새로운 댐을 건설하기전까지 주민들에게는 매우 요긴한 다리였기에 가을 추수걷이가 끝나고 나면 주민들이 합심하여 농다리를 보수하여 오랜 세월을 유지해 왔다.

이런 농다리에서 2001년부터 시작된 농다리축제는 가을에 열리는 생거진천화랑축제와 함께 진천군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매김하였는데 지난 5월 하순에도 3일간 농다리축제가 열려 약 5만5,000명 정도의 관광객들이 다녀가 성공적인 축제였다고 한다. 그런데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축제와 전남 함평의 나비축제 등은 백만명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지역경제와 관광수익에도 엄청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또 청주 생명쌀축제나 영동 국악 및 와인축제 등에도 수십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았다. 전국적으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축제들 중에 성공적인 축제들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지역 특색도 없이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그 밥에 그 나물식의 축제로서는 절대 성공적인 축제가 될 수 없을뿐더러 지역 주민들의 혈세만 낭비하고 감흥도 없는 그저 그런 축제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현재 농다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농다리상여건너기는 실제로 어렸을 적에 많이 보았던 장면이지만 지금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는 우리 고유의 장례문화이다. 이러한 농다리상여건너기 등과 같이 천년 혼의 숨결이 서린 유서 깊은 농다리에서 조상들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재현하고 체험하는 행사들만으로도 농다리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특색있는 축제가 될 수 있다.

박성완 대한국궁교육원장

농다리축제의 발전을 위해 다음과 같은 변화를 제안한다. 첫째, 농다리축제의 시기를 무더위가 시작되는 5월 하순이 아닌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 사이로 조정을 하고, 축제일정도 3일이 아닌 7일~10일정도로 한다. 둘째, 축제의 이름을 '농다리전통문화축제'로 변경하여 축제의 이름만으로도 축제의 성격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셋째, 프로그램은 재현행사, 체험행사, 대회, 전시부대행사 등으로 나누어 재현행사로 '농다리상여건너기', 세종대왕이 눈병을 고치기 위해 초정약수로 가는 길에 마셨다는 농다리 인근 어수천의 일화와 관련 '세종대왕 어가행렬', 농기구을 담은 '지게를 지고' 농다리 건너 초평호 수변무대 왕래, '전통 활쏘기시범'등을 재현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직접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행사로 '상여메기' '지게지기' '전통 활쏘기' '모형 농다리쌓기' 등 체험의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

농다리축제에서만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 특색있는 축제를 진행한다면 수도권 및 청주, 대전 등 대도시에서 가까운 지리적 장점도 있어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축제가 될 것임은 물론 세계적인 축제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며 농다리축제의 획기적인 변신을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