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실어 나르는 '보이지 않는 손'
신문배달부터 응급의료센터까지
6개월간 만난 주인공들 '19명'

당신이 있기에 희망은 계속됩니다. 중부매일이 6개월 동안 만난 '아침을 여는 사람들'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김재학 중부매일 산남센터 지사장, 한상현 청주기상지청 방재예보관, 배원복 서청주IC 요금소 직원, 가경인력 사람들, 신희철 청주 해피콜 운전기사, 나승학 오송바이오FC 지도강사, 청주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사람들, 청주대학교 교육방송국, 권혁범 청주동물원 사육사, 최명제 육군37사단 취사병, 류인상 청주 한샘학원장, 우암국수 연춘범·장명옥 부부와 아들 연춘범 씨, 주용택 새벽다섯시 대표와 직원들, 김기원 청주 서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김상태 수곡자율방범대장, 조성영·조경숙 리정식당 대표, 유승영 1366충북센터 상담사, 박광수 청주시티투어 운전기사, 김상철 충북대병원 권영응급의료센터 과장 / 신동빈
당신이 있기에 희망은 계속됩니다. 중부매일이 6개월 동안 만난 '아침을 여는 사람들'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사진 윗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김재학 중부매일 산남센터 지사장, 한상현 청주기상지청 방재예보관, 배원복 서청주IC 요금소 직원, 가경인력 사람들, 신희철 청주 해피콜 운전기사, 나승학 오송바이오FC 지도강사, 청주시 농수산물도매시장 사람들, 청주대학교 교육방송국, 권혁범 청주동물원 사육사, 최명제 육군37사단 취사병, 류인상 청주 한샘학원장, 우암국수 연춘범·장명옥 부부와 아들 연춘범 씨, 주용택 새벽다섯시 대표와 직원들, 김기원 청주 서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 김상태 수곡자율방범대장, 조성영·조경숙 리정식당 대표, 유승영 1366충북센터 상담사, 박광수 청주시티투어 운전기사, 김상철 충북대병원 권영응급의료센터 과장 / 신동빈

[중부매일 연현철 기자] 중부매일은 지난 1월부터 약 6개월에 걸쳐 20여 명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을 만났다. '아침을 여는 사람들' 기획시리즈는 누구에게나 새롭고 소중한 '아침'이라는 시간을 타인에게 사용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담아냈다. 따사로운 햇살 뒤편에 숨어있던 이들의 모습은 그 어떤 화창한 하늘보다 눈부셨다. 그럼에도 취재팀이 만난 아침을 여는 사람들 모두는 자신의 일이 별게 아니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없는 아침은 하루라도 있을 수 있을까.

'아침을 여는 사람들'은 지난 1월 11일자에 보도된, 이른 새벽 신문배달에 나서는 김재학 중부매일 산남센터 지사장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지난 달 26일자에 보도된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다니는 김상철 충북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과장까지 19회를 실었다.

신문배달은 독자와의 약속이라는 김재학 중부매일 산남센터 지사장, 설 명절에도 신장투석 환자를 위해 운전대를 잡은 청주해피콜 운전기사 신희철씨, 매일 300명의 전우들의 아침밥을 책임지는 육군 37사단 최명제 상병, 29년간 북부시장에서 새벽 4시면 골목길을 환히 밝히던 우암국수 연육흠·장명옥씨 부부 등은 주어진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똑같은 아침'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들은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이라는 이념도 중요하지만 '어제보다 부족하지 않은 오늘'에 더 중심을 뒀기 때문이다.

중부매일이 만난 아침을 여는 사람들 중에서는 인생의 고난을 극복해 제2의 삶을 시작한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서청주IC 요금소에서 일하는 배원복 씨는 40대 중반까지 일을 다녀본 적이 없었다. 다리가 불편한 탓에 경제활동에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05년 천안에서 청주로 이사를 온 배 씨는 장애인단체의 도움을 받아 요금소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녀의 첫 직장인 셈이다. 웃음이 많지 않았던 배 씨가 이제는 서청주IC요금소 직원들 사이에서 '미소지기'로 불릴 정도로 입가에는 행복이 가득 묻어있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를 넘어 하고 있는 일이 사람간의 정을 느끼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는 여전히 이른 새벽 한결같은 미소로 고객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육군 37사단 취사병 최명제 상병도 마찬가지였다. 군에 입대해 늠름하고 건강한 특전사를 꿈꿨던 최 상병은 취사·조리 특기를 부여받아 복무하게 됐다. 처음엔 재입대를 고려해볼 만큼 고민도 컸다. 요리라고는 대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를 통해 몇달 경험해본 것이 전부였던 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우가 먹을 음식을 만든다는 것의 의미는 매우 컸다. 결국 그러한 배움은 최 상병으로 하여금 군 하사에 지원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다가왔다. 이번달 말 전역을 앞둔 그는 올해 처음 시행되는 조리지원 분야 하사관 임관 시험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오송바이오FC의 지도강사 나승학씨도 빠질 수 없다. 청주대학교에 입학해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나 씨는 총 4번의 수술을 받았다. 그의 대학생활은 수술과 재활훈련의 반복된 시간이었다. 양 발목을 각각 2번씩 다치고 나니 선수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바닥을 쳤다. 선수로서의 삶은 끝났다고 좌절했을 당시 나 씨에게 '지도사'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다. 비록 두 발로 필드를 누비지는 않더라도 축구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는 코치로 전향했다. 그렇게 그는 단숨에 축구 지도사자격증을 취득하고 현재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여자축구부 코치를 맡고 있다.

이례적으로 소방관과 경찰관, 우체국 집배원까지 경험한 이도 있었다. 김기원 청주서부소방서 대응구조구급과장의 이야기다. 아직까지도 충북 소방관들 사이에서 전설로 불리는 그는 지난 1983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돼 근무를 하던 중 가족의 권유로 진압복을 벗었던 바 있다. 그리고 경찰관으로 3년, 우체국 집배원으로 1년을 일했다. 하지만 두가지 일 모두 소방관으로 일했던 지난날의 보람과는 달랐고 결국 재임용해 진압복을 찾았다. 4년이라는 시간을 돌아 다시 찾은 길은 그에게 소방관으로서의 자부심을 더욱 높여줬다.

이밖에 20년 넘게 컴퓨터 모니터와 상황판을 하루 8시간 넘게 보면서 2.0에 가까운 시력에서 0.1이하로 떨어졌다는 한상현 청주기상지청 방재예보관, 매일 오전 7시 표범과 사자, 호랑이 등 맹수들과 손을 마주대고 인사를 나누는 권혁범 청주동물원 사육사, 엄마가 챙겨주던 아침밥을 모티브로 매일 새로운 식단으로 아침 식사 배달을 하는 '새벽다섯시' 주용택 대표,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 아들이 바르게 자라주길 바라던 마음에서 시작한 봉사로 12년간 방범대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김상태 수곡자율방범대장, 새벽부터 영업개시 전까지 오로지 육수에만 몇시간의 정성을 쏟는 리정식당 조성영·조경숙 씨 부부 등 '아침을 여는 사람들'은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이들로 가득했다.

'아침을 여는 사람들'의 아침은 햇빛이 아닌 별빛과 달빛으로 시작된다. 비록 어두워 잘 보이지 않을지라도 우리의 아침을 활짝 열어주는 이들에게 먼저 반가운 인사를 건내주길 희망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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