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가르침에 「형제란 한 부모에게서 형체(形體)를 나누어 받고 기운(氣運)이 연결된 사람이다. 어릴때는 부모가 그들을 좌우에 두고 손을 잡고 다녔다. 그들은 밥을 먹을 때는 밥상을 같이 하고 옷을 돌려가며 입었다. 배울 때도 함께 하고 놀 때도 함께 하며 인정과 도리에 조금 어그러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일지라도 형제만은 서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이같은 형제간의 우애를 나누며 살아가는 이웃들을 가리켜 우리는 「이웃 4촌」이라며 때론 형제 이상의 정을 나누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정겨움을 주는 「이웃」의 사전적 풀이는 나란히 이어서 경계가 서로 접해 있음을 말한다.
 이같 이웃의 정의로 볼때 충북도의 「이웃 4촌」은 어디일까.
 지리적으로 볼때 충북도는 남한의 한가운데에 위치하여 도의 경계가 함께하는 충남도와 경기도, 강원도와 경상북도 및 전라북도가 해당된다. 결국은 영·호남과 서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이웃 4촌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이웃 4촌으로서 서로가 정을 나누며 서로 돕고 살아가야 할 충북도와 충남도가 요즘 강원도와 전라북도 등 이웃 4촌을 각각 끌어들이며 지역발전이란 대의명분과 「여론」이란 밀물에 휩쓸려 호남고속철도와 경부고속철도의 분기점인 기점역 유치를 위해 한치의 양보를 할 수 없는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의 천안 기점역을 주장하는 충남도는 전라북도 등과 연계하여 힘을 모으고 있고 충북도는 오송 기점역이야말로「국토의 X­자형」 고속철도망의 구축을 통한 국토의 균형적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강원도와의 공조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호남고속철도와 경부고속철도의 분기점이될 기점역 결정을 놓고 벌이는 작금의 충북도 및 충남도 등 광역단체들의 유치운동은 자칫 국가정책이 지역간의 분열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왜냐면 경부고속철도 오송역 설치와 관련, 정부가 설계용역 계약을 체결 하면서 『정치권과 지자체의 압력에 떼밀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추진돼야할 경부·호남고속철도 사업이 정치적 부산물로 추진되는 듯한 잘못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고속철도는 경부고속철도와 함께 21세기 국가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국토의 대동맥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이나 정치권 또는 일부 학자들의 왜곡되고 편향적인 주장으로 노선이나 기점역이 결정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국토의 대동맥 역할을 할 고속철도 사업은 소아병적인 정치적 지역적인 안배가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의 발전을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결정되고 투명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또한 관련 단체장들에게 호남고속철도의 오송이나 천안 기점역 유치운동에 따른 지역의 여론이 멍에가 되어서는 안되며 기점역 설치가 지역사회와 정치권 등 기득권층의 「전리품」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된다.
 이제 불과 몇년후면 우리곁을 빠르게 달릴 고속철도를 바라보며 「느림의 철학」도 한번쯤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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