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제일 먼저 해결해야할 것이 무엇일까.
 물론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최소한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마도 입고 먹고 잠자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일게다.
 이처럼 입고 먹고 잠자는것, 즉 의(衣)·식(食)·주(住) 중 어느하나 없어서도 안되지만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거주할 집이 마련되어야 한다.
 집이란 비·바람과 추위와 무더위를 막고 사람이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해 지은 건물로 매우 포근하고 아늑한 생활을 할 수 있는 보금자리이기 때문이다.
 「집이란 크다고만 좋은 것도 아니고 작다고만 불편한 것도 아니다. 집에는 질서가 깃들어야 한다. 구석구석이 제대로 꾸며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어느 한구석은 마음 푹 놓고 기대고 또한 같이 속삭일수도 있는 그러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 속에는 생명이 울려야 한다. 마치 그 속에 바다의 물소리가 울리듯이.(김중업(金重業)의 「집」)」라고 했다.
 그렇다. 집은 크다고 좋은것만도 아니고 또 작다고 나쁜것만도 아니다. 그 속에서 생활의 피로를 풀고 삶의 활력소를 충전할 수 있으면 그만이다. 집은 우리들의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집이 투기의 대상이되어 안식처로서의 「집」 보다는 돈버는 수단으로서의 「투기대상」이 되어 우리사회에 큰 폐해를 끼치고 있다.
 더욱이 생활의 편리함과 함께 주택수요의 고급화와 선진화에 따라 아파트가 도시와 농촌을 구별치 않고 모든 주민들의 주거형태로 자리잡으면서 선호도가 높아져 아파트 공화국이란 오명속에 투기의 1순위로 꼽혀 특정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서울의 경우 평당 4천만원을 호가하는 재건축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평당 2천만원 하는 아파트도 헤아릴수 없이 많다. 이에따라 정부가 부동산 안정대책을 세우고 이에따른 조세정책 등을 내놓았으나 「부익부 빈익빈」에 따른 서민들의 이질감은 더욱 커졌으며 정부의 주택정책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때. 김대중 대통령의 사저(私邸)로 신축중인 건물과 아들들이 소유한 건물이 호화판 주택이란 정치공방을 벌이고 있어 지난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빌라 소동에 이어 또한번 집이 없거나 집을 잃은 서민과 이재민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대통령의 사저에 대한 정치권의 공방 속에 정부는 65세 이상 노부모를 1년 이상 모신 무주택 세대주에게 국민임대주택 공급물량의 10%를 우선 공급 하는등 중산·서민층의 생활대책을 발표했으나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 태풍으로 인해 집을 잃고 아직도 임시 거처에서 추위와 시름속에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들의 주거대책을 최우선 해결해야 한다.
 이재민 4백78명이 아직도 마을회관이나 학교 등 임시거처에서 생활하고 있는 영동군의 경우 이들에게 제공할 컨테이너가 부족해 애를태운다. 이러한 민심을 외면한 정치권의 호화주택 공방은 이재민들의 집없는 설움에 또한번 못을 박는 것이다.
 자기 집보다 좋은 곳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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