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소득 올리려면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 만들어야"
직매장·직거래 장터 실패 이유
조직화된 소비자·생산자정보 없어

김남운 두꺼비살림 이사장과 직원들이 '로컬푸드 활성화'를 강조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신동빈
'두꺼비 살림' 김남운 이사장은 오컬푸드 활성화가 고령농과 소농의 농업소득을 올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남운 이사장(오른쪽)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신동빈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청주시 산남동에 위치한 '두꺼비살림'은 먹거리를 통해 건강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도시형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1천500여명의 소비자 커뮤니티를 통해 공동 구매를 진행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돕고 있다. '두꺼비살림' 조합원들은 로컬푸드가 고령농과 소농의 농업소득을 올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르신들에게는 마실을 다녀올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주민들에게는 전통시장과 같은 편안함으로 사랑방 역할을 하는 곳, 로컬푸드 '두꺼비살림'(이사장 김남운)을 찾았다.

#도시 농촌 상생 프로젝트

김남운 이사장은 농업과 인연이 깊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10년 넘게 청주 상당구 문의면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로컬푸드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조합원이기도 하다.

오전에는 농사를 짓는 농부로, 오후에는 생산한 농산물을 로컬푸드에 출하하는 유통 책임자 겸 '두꺼비살림' 이사장으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충북형 예비사회적기업 인증 2년차에 접어든 '두꺼비살림'의 핵심 가치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업도 살리고, 밥상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는 도시 농촌 상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키는 매개는 물론 로컬푸드다.

김남운 이사장은 "로컬푸드가 활성화되어야 농업소득도 올릴 수 있고, 소비자도 건강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며 "지역 농산물의 중간유통 단계를 줄여 농민들에게는 제값을 받게 하고, 도시 소비자들에게는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 로컬푸드를 운영하는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청주시 산남동 두꺼비마을을 중심으로 구성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되는 영농조합법인의 조합원수는 40여명에 이른다. 준조합원(생산자 회원 및 소비자 회원) 100여명을 더하면 140명이 넘는다. 조직화된 소비자그룹은 더 탄탄하다. '두꺼비살림' 네이버 밴드에서 활동하는 회원만 1천500명이 넘는다. 불과 2년 전인 2016년 700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김남운 이사장은 "그동안 로컬푸드를 표방했던 직거래장터들이 실패한 이유는 조직화된 소비자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공동구매에 참여할 수 있는 회원이 1천명을 돌파하면서 매출이 안정화됐다"고 밝혔다.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 필요

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이 제공하는 건강한 먹거리가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신동빈
영농조합법인 조합원들이 제공하는 건강한 먹거리가 소비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신동빈

청주시내에서 운영되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모두 7곳. 직거래 장터 8곳까지 포함하면 15곳이 운영되고 있다. 양적으로 적은 수가 아닌데도 매출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 김남운 이사장은 데이터베이스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개별 조합원 중심으로 관리하다보니 누가 얼마나 생산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청주시내 직거래장터와 로컬푸드 직매장 전체 매출 목표가 50억원인데 세종에 위치한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장터는 한 곳에서 15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죠. 직영시스템이라는 점, 생산자 정보가 구축되어 있다는 점이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남운 이사장은 제품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정보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 구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로컬푸드 통합지원센터를 만들어 자치단체 차원의 농산물 인증 제도, 로컬푸드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로컬푸드 매장에서 자율적으로 농약검사를 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경기도 G마크 농산물처럼 혹은 충청남도처럼 충북에서도 자치단체 농산물 인증 제도를 도입해야 합니다. 우수농특산물이 대농을 위한 제도라면 지자체 인증제도는 소규모 농가들이 생산하는 제품을 소비자들이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표시가 됩니다. 이 제도가 정착되면 로컬푸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김 이사장은 로컬푸드 직매장의 제품 다양성이 부족한 이유는 소규모 농가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에 대한 안전성 입증 시스템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은 가능할까

청주시 산남동에 위치한 '뚜거비살림' / 신동빈
청주시 산남동에 위치한 '뚜거비살림' / 신동빈

올해 김 이사장은 특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어머니를 로컬푸드의 성공적 생산자로 만드는 실험이다. 토종씨앗과 토종 모종을 중심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을 시도하고 있는데 현재 로컬푸드에 등록된 품목만 16가지에 달한다.

"농촌지역 고령의 소농들에게 로컬푸드가 어떻게 농업소득을 올릴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지 실험하고 있어요. 생산을 해도 판로가 없다는 점, 포장은 물론이고 출하 및 수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잖아요."

생산지별로 흩어져 있는 소량의 농산물을 수거할 수 있도록 거점 수거지역을 마련하는 일, 수거전담 사회적기업을 설립하는 일이 실험 과정에서 파생된 고민이다. 농산물에 이야기를 입히고, 수요를 예측해 연중 출하 계획을 세우는 것도 성공적으로 로컬푸드를 운영하기 위한 앞으로의 과제.

김 이사장은 어머니와 같은 고령의 소농들이 안정적으로 로컬푸드 생산자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실험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농업소득은 25년째 1천만원, 농가소득은 3천500만원을 넘지 않는 상황. 도시근로자의 64% 수준이라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통구조에서 소외된 소농들의 농업소득은 800만원을 넘기가 어렵다. 이동수단도 없고 생산량도 많지 않다면 소득은 더 내려갈 것이다.

김남운 이사장은 "최근 정부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농장, 치매노인을 위한 치유농업 등 소득 대책으로서 사회적 농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포장, 마케팅, 판로, 운송수단 등 소농의 농업생산을 돕고 유통을 도울 농촌형 사회적기업 모델, 사회적 농업 모델을 만들 때"라고 역설했다.

SNS를 통해 도시 소비자를 조직한 두꺼비 살림은 1+1 농산물 기부를 통한 사회공헌 사업을 펼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을 실천하는 등 로컬푸드로 하나되는 마을공동체의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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