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이 개막됐다.내달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는 한국 등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소속 회원국과 준회원국 동티모르 등 사상 최대 규모인 44개국이 참가, 40억 아시아인들의 눈과 귀가 부산아시안게임에 쏠리고 있다.
 대회 이념을 ‘희망과 도약,새로운 아시아’로 정하고 대회표어를 ‘아시아를 하나로 부산을 세계로’라고 붙인 데서 그 의미를 잘 알 수 있듯이 이번 대회는 역대 어느 대회보다 대회 이념 구현에 충실한 대회로 명명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테러전쟁으로 폐허가 된 아프카니스탄이 8년만에 참가한데다 북한이 분단 사상 처음 남측에서 열리는 스포츠대회에 선수단이 참가했다.여기에 인도네시아의 오랜 압제에서 벗어난 동티모르도 참여하여 온 아시아인들의 축제로 열리고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여러가지 면에서 벌써부터 국내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라의 수도가 아닌 지방도시에서 대회가 열린다는 점과 남과 북이 57년 분단의 벽을 넘어 민족화합의 드라마를 전 세계에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분단이래로 한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인공기를 게양한 것은 남북이 국가적 실체를 인정하고 하나의 민족으로서 동반자적 역할을 나누는 출발점이라는 아주 중요한 사건이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부산아시안게임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해방후 반세기가 지나도록 통일로 향하는 문이 얼어붙어 한 민족의 애간장을 태웠기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내딛는 한 걸음,한 걸음이 통일을 향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남북화합과 통일의 물꼬를 트는 역사적인 대회로 기록되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부산아시안게임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다.‘아시아는 하나’라는 사실을 재인식하는 아시아인의 종합 스포츠축제다.근대사 이래 유럽 등 외세의 침략에 끊임없이 시달려온 공통의 역사를 갖고 있는 아시아인을 하나로 묶어주고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나 아시아의 평화와 발전을 더욱 도모해줄 대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가 과연 일본을 누르고 2위를 지킬 것인가에 있지 않다.땀 흘려 쌓은 선수들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여 얻을 메달의 향방도 중요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장외의 국민들이 얼마만큼의 성숙한 자세로 대회에 참여해줄 것인가가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여 기록을 향상시키고 나라의 명예를 드높이는 일이 선수들의 임무라고 한다면 완벽한 대회진행,그리고 외국선수들의 낯선 땅에서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해줄 임무는 대회조직위와 우리 국민에게 있다고 할 수 있다.
 집에 찾아오는 손님을 정성껏 맞이하는 것은 우리 전통이다.말 한마디 행동하나라도 외국선수단에 친절히 하고 손님맞이에 철저히하여 대회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시안게임은 아시아 국가간의 교류확대,21세기 아시아의 번영을 주도하는 국가로서 개최도시 부산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입장에서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될 아시아의 축제 한마당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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