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국가 중에서 무덤 내부를 장식하는 고분 벽화가 가장 성행했던 나라가 고구려였다. 고구려벽화는 주제가 풍부하고 다채로워 인간 세상의 갖가지 생활상과 사후 하늘세계까지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있으며 기술적 수준이 대단히 높아 고구려인의 창조력과 예술적 감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걸작으로 꼽히고 있는게 사실이다. 북한은 지난해에 남포시 강서구역 태성리에서 태성리 3호무덤을 발굴하는 등 지난 1948년 이후 90여기의 고구려 벽화고분을 발굴해 왔다고 한다. 고분에 대한 관리 또한 철저해 중국 당국이 철문으로 고분 입구를 막는 방식과 달리 북한은 고분 내에 사면을 유리벽으로 만들고 온도조절장치와 입구조정 등을 통해 고구려 고분벽화 보존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이같은 고고유적에 대해 폐쇄주의를 고수해온 북한이 최근 이례적으로 황해북도 연탄군 송죽리에서 발굴한 돌칸흙무덤인 고분벽화 사진을 국내에서 공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개와 호랑이 등 동물과 사람, 사냥장면 등을 담고 있는데 인물상의 표정이 하도 생생해 전문가들의 찬탄을 금치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처럼 고구려 벽화는 세계 최고의 예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소중한 인류의 유산인 고구려 벽화고분이 더 이상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훼손되어 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남ㆍ북한이나 중국 모두 이해 관계를 떠나 벽화 고분 보존에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남북정상회담 이후 사회 각분야에서 남북교류가 이뤄졌으나 문화재 관련 분야에서는 교류가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번 고분벽화를 한국에서 공개한 것을 계기로 남ㆍ북한이 문화재교류에 힘쓰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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