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일주일 앞두고 시장 가보니 상인들 울상

복날을 일주일 앞둔 10일 청주 육거리시장 토종닭 거리의 닭 판매장에는 팔리지 않은 닭과 개고기가 닭장과 냉장고에 그대로 남아있다. / 안성수
복날을 일주일 앞둔 10일 청주 육거리시장 토종닭 거리의 닭 판매장에는 팔리지 않은 닭과 개고기가 닭장과 냉장고에 그대로 남아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초복(17일)을 앞둔 청주지역 닭·개고기 시장이 AI로 인한 경기불황과 개식용 반대로 인한 개고기 수요 급감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0일 청주 육거리시장 토종닭·개고기 거리를 가보니 소비자들의 발길은 뜸했고 특히 개고기를 구매하러 오는 이들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육거리 시장 토종닭 거리는 불과 5년전 복날만 해도 하루동안 닭장에 있는 30여 마리의 닭을 모두 잡을 만큼 바빴지만 현재는 한시간에 한 마리도 팔기 벅찰 만큼 한산했다.

육거리 토종닭 시장거리는 AI 예방을 위한 도의 방침에 따라 매주 수요일 휴무를 가지고 방역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육거리 토종닭거리에서 십수년째 닭고기와 개고기를 팔고 있는 김모(50)씨는 "몇년전만 해도 복날이 다가오는 6~8월에는 거리가 손님으로 붐벼 점심도 못먹고 닭을 잡았는데 현재는 지난 겨울보다도 장사가 안되는 느낌"이라며 "4~6월 선거 때문인지 장사가 안돼 복날을 기점으로 경기가 풀릴 것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더 힘들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복날을 일주일 앞둔 10일 청주 육거리시장 토종닭 거리의 닭 판매장에는 팔리지 않은 닭과 개고기가 닭장과 냉장고에 그대로 남아있다. / 안성수
복날을 일주일 앞둔 10일 청주 육거리시장 토종닭 거리의 닭 판매장에는 팔리지 않은 닭과 개고기가 닭장과 냉장고에 그대로 남아있다. / 안성수

움츠러든 소비심리와 개 식용 반대여론이 거세지면서 개고기의 소비는 토종닭보다 더 줄었다. 육거리시장 토종닭 업체 12곳 중 5곳은 개고기를 같이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진열된 개고기는 일주일이 넘도록 판매되지 않는 등 올해 들어 소비가 더욱 급감했고, 개고기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업체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복날을 대비해 지난 1일 개고기를 들여 놓았던 이모(51·여)씨는 열흘간 개고기가 판매되지 않자 망연자실했다. 이씨는 "찾는 이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들여놨지만 애물단지가 되버렸다"며 "개 식용 반대 집회가 언론에서 터질때마다 개고기 찾는 사람들이 줄고 있고 특히 젊은 사람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라면 정부 간섭이 없어도 4~5년 이내 수요가 줄어 개고기 판매는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육거리시장에서 개고기를 찾는 수요는 베트남 및 동남아 이민자들이 다수다. 이 수요가 늘어나지 않는 한 개고기 판매는 점점 사라질 것으로 지역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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