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최고의 카마스터를 만나다] 3. 현대자동차 청주지점 전금옥 씨
두 아이 떳떳한 엄마이고 싶어…94년 영업 정규직 채용 도전
25년째 한곳서 열정·노력 쏟아…年 100~120대 판매실적 귀감

전금옥 영업부장은 "일과 가정, 나의 삶을 모두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며 다짐하며 25년을 함께한 현대자동차 청주지점에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 안성수
전금옥 영업부장은 "일과 가정, 나의 삶을 모두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가겠다"며 다짐하며 25년을 함께한 현대자동차 청주지점에서 환하게 웃어보였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충북 내 현대자동차 여성 영업인은 저를 포함해 단 두 명뿐이에요. 전국적으로도 여성 영업인은 많지 않은 편이에요. 지역 연고도 없이 시작한 영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전직 운동선수의 근성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일하다 보니 어느새 부장직함을 달고 있네요. 제 목표는 일과 가정, 삶을 모두 균형적으로 이루어 나가는 겁니다."

특유의 끈기와 행동력으로 25년 째 자동차 영업인의 길을 걸어오고 있는 현대자동차 청주지점 전금옥(53·여) 카마스터는 충북 내 최초 여성 영업부장이다. 주로 남자로 구성돼 있는 영업조직내에서 홍일점격인 전금옥 부장은 한 해에 100~120대를 판매하는 등 실적면에서도 뒤지지 않는 실력을 자랑하고 있어 직원들의 귀감을 사고 있다.

충남 홍성군이 고향인 전금옥 부장은 결혼 후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남편의 고향 청주로 내려오게 됐다.

전 부장은 1994년 8월 열린 현대자동차 영업직 정규직 채용 공고를 보고 입사를 결심했다. 두 아이의 떳떳한 엄마이고 싶어서다.

"일을 너무 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에게 떳떳한 모습을 보이고 싶었거든요. 지금도 일과 가정 모두 균형적으로 해나가기 위해 운동, 후원 등 많은 활동을 해오고 있어요. 제 일생의 목표는 일과 가정, 삶의 균형을 잡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일은 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작점이었다고 생각해요."

당시 채용접수를 하고 합격할 것이란 확신에 차 있었단다. 접수와 동시에 운전면허학원에 등록을 하고 운전연습에 매진하는 등 영업활동 준비를 위한 추친력있는 행동력을 보였다.

"무조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떨어질 거란 생각은 단 1%도 하지 않을 만큼 자신이 있었거든요. 당시 신봉동에 있는 운전면허학원에 등록 후 절 가르치는 운전 강사에게 대뜸 말했어요. 현대자동차 정규직 채용에 접수를 했고 무조건 합격할 것이니까 차를 바꿀 때 나에게 사라고 말이에요. 당시 강사는 합격한 뒤에 말하라고 으름장을 놨었죠."

이 후 채용이 확정된 전 부장은 운전면허학원을 찾아가서 계약을 성사했다. 특유의 행동력에서 나온 결과다.

"영업에는 노력이 밑바탕에 깔려야 해요. 그래도 잘 안되는 경우도 많아요. 전 첫 입사 후 3개월동안 실적이 하나도 없었어요. 지역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계약 따기가 하늘의 별따기 같았죠. 스트레스에 잠도 못 자고 잠을 자도 영업을 하는 꿈을 꿀만큼 실적에 목말라 있었어요. 그러다가 꾸준히 눈도장을 찍은 문구점 사장님께 꿈에 그리던 첫 계약을 땄는데 그 때를 잊을 수가 없네요. 당시 스텔라를 몰고 계셨던 그 사장님은 꾸준히 방문한 제게 새 차를 계약하셨어요."

전금옥 부장의 주무대는 관공서다. 입사부터 지금까지 경찰서, 기관 등 주요 관공서를 출입하면서 관계를 쌓아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업무용, 개인용 차량 등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1996년에는 경찰서에서 열심히 하는 것을 눈여겨본 기자가 인터뷰를 요청, 신문기사로 게재되기도 했다.

"관공서 출입을 한창 열심히 하고 있을 때 였는데 경찰서에서 한 분이 절 찾으시고는 많은 이야기를 물어보더라고요. 알고보니 신문기자셨어요. 며칠 뒤 신문기사가 났고, 저의 노력을 알아준 것 같아 너무나 감사했어요. 기념으로 코팅도 해서 지금도 집에 잘 간직하고 있답니다."

전금옥 부장이 지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자량 내부 재원을 설명하고 있다. / 안성수
전금옥 부장이 지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자량 내부 재원을 설명하고 있다. / 안성수

일과 가정, 그리고 자신의 삶도 중요시 여기는 전 부장은 운동과 취미, 후원 활동에 대한 애착도 깊었다.

국민학교부터 대학교 1학년까지 탁구선수로 활동한 만큼 전금옥 부장은 운동에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10여 년전 마라톤에 관심을 가지면서 무심천, 김수녕 양궁장 등에서 꾸준한 연습을 해왔단다. 운동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마라톤 동호회에 같이 가입해 활동중이며, 각 지역 마라톤 대회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전국 마라톤 대회에도 여러번 참가해 풀코스(42.195km)를 완주할 만큼 열정적인 그녀는 지난 5월 제주도에서 진행된 제주국제관광마라톤대회에 비행기를 타고 출전하기도 했다. 전 부장은 5번의 풀코스 완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보기와는 다르게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운동이나 일에서 만큼은 남다른 활동력을 가졌다고 자부해요. 최근 1년전부터는 판소리의 매력에 끌려 맹연습중이에요. 지인의 권유로 우연찮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마라톤 만큼 흠뻑 빠졌어요. 종종 친정어머니께 전화드려 민요를 불러드리곤 하는데 너무 좋아하셔서 저도 덩달아 힘이 나요. 실력을 키워 많은 지인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파하고 싶은 바람이에요."

전 부장은 청소년 후원사업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녀는 BBS후원사업에 동참해 12년째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 부장이 활동하고 있는 BBS 청주흥덕지회는 회원과 청소년간 1대1 결연을 통해 장학금과 생계비 등을 지원하고 비행예방활동 등을 통해 관계를 다지는 단체로 50여 명 회원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전 부장의 직장인 현대자동차 청주지점은 전 부장이 입사 당시 청주지역 내 모점(母點)이었다. 현재 지역본부에서 하는 일들은 당시 모점에서 총괄해 진행해 왔고 이 후 현대자동차 충북지역본부가 만들어지면서 직영지점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청주지역 내 터줏대감 격인 지점이다.

"청주지점에서만 일한 지 벌써 25년이나 지났어요. 직영점인 만큼 오랫동안 일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가족적인 분위기로 지내고 있죠. 앞으로도 일과 가정, 나의 삶을 모두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갈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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