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는 서민의 발을 자처하는 대중교통의 핵심이다. 쾌적한 환경을 갖추고 정확하게 배차간격을 지키는 시내버스,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내버스는 도심교통난을 풀어가는 중요한 해법이기도 하다. 거미줄같은 교통망을 바탕으로 사람과 물자를 무리없이 소통시킨다면 굳이 자가용을 끌고 나와 러시아워의 지옥과 고유가 시대 어려움을 자초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때마다 요금은 어김없이 오르면서도, 약속했던 서비스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은 여전히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가장 많이 불평불만이 쏟아져나오는 사항은 배차시간 미준수다. 정해진 노선을 정해진 시간대에 도는 것이 기본이지만, 여전히 제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기란 너무도 어렵다. 아침 등교시간대나 저녁 출퇴근 시간대는 물론 오가는 사람이 드문 낮시간대에도 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는 일이 드문 것이 시내버스들이다.
 그러니 학생들이나 급한 용무를 봐야하는 사람들로서는 복장이 터질 노릇이다. 물론 출퇴근 시간대 교통체증이 만만치않으니 연착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렇다 해도 수십분 정도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다가 두대 혹은 서너대씩이나 나란히 줄지어 달려오는 버스를 보면 참을성에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또는 사람이 적게 드나드는 지역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시간 핑계를 대며 휭 하니 지나쳐버리는 버스를 하염없이 바라봐야하는 심정도 경험해보지 않고선 알 도리가 없다.
 배차시간에 대한 정보제공이 소홀한 것도 문제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 없이 배차간격과 정차시간 등을 알 수 있다면 불편은 한결 덜어질 수 있다. 인터넷 등을 이용한 현행 교통정보 서비스 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또한 도심 외곽 지역 개발로 신규 주거단지들이 형성되고 있지만 시내버스 노선체계는 이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는 것도 불만사항중의 하나다. 시에서는 노선 신설의 한계나 재정비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30~40분씩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울분을 삭히다 보면 자치단체가 시민들의 불편해소에 너무 무심한 건 아닌가 회의가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냉방차량이 늘어 여름철 버스타기가 한결 수월해졌고, 예전처럼 막무가내로 난폭운전을 일삼는 운전기사들도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운전기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은 여전히 아쉽다. 특히 낮시간대는 연로한 노인이나 어린이를 동반한 주부승객들 이용이 대다수인데 이들의 편의를 도모하는 세심한 서비스가 아쉬울 때가 많은 것이다.
 제 시간에 오고 제 시간에 내려준다면 시내버스 이용만큼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것이 없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견디기 힘들만큼 불편한 것이 시내버스 이용이다. 더욱이 시내버스는 자가용을 갖고 다닐 수 없는 학생들이나 노인들, 저소득계층과 주부 등 대체로 서민계층이 이용하는 교통수단이다. 추운 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얼어가는 이들의 얼굴에서 짜증과 울분을 해소시키기 위한 좀 더 성실한 해결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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