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경제부 차장

5일 서울 마포구 한 기업에서 직장맘들이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하원 시키고 있다. 2018.7.5 / 연합뉴스
5일 서울 마포구 한 기업에서 직장맘들이 직장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하원 시키고 있다. 2018.7.5 / 연합뉴스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일, 가정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란 쉽지가 않다. 유능한 워킹맘은 가정에서는 낙제점이기 쉽다.

올해 신조어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등장했고, 일·가정 양립, 일·가정 균형 등의 키워드가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정부에서 각종 정책을 내놓으면서 남다른 관심을 쏟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여성들의 경제활동이 늘면서 가사, 육아 등 가정일이 더이상 '여성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부부의 공동영역이자 지역사회의 역할이고, 국가의 책임이 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일·가정 균형을 챙기려는 사회분위기 속에서도 남녀간 차이는 나타났다. 여전히 남성은 '일'을, 여성은 '가정'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충청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조사결과를 보면 일과 가정 중 우선순위를 묻는 응답에 충북지역 남성은 '일 우선'이 49.6%, '가정 우선' 13.0%로 응답한 반면, 여성은 '일과 가정 비슷하게 중요'가 49.1%로 가장 많았고, '가정 우선'이 19.9%로 집계됐다.

가사 분담에 있어서도 '공평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긴 했지만, 실제로는 여성이 담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사분담을 공평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은 4년 전과 비교할 때 남성 39.3%→46.5%, 여성 50.0%→56.4%로 늘었지만, 실제로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응답은 남성 14.3%→16.5%, 여성 14.6%→18.1%로 조사돼 현실과 이상간 괴리가 나타났다.

하반기부터는 육아휴직 관련 정책도 개선된다. 그동안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만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었다면 6개월 이상 근무하면 가능해진다. 아빠 육아휴직급여 상한액도 올라가고, 공무원 육아 단축근무도 확대돼 이달부터 만5세 이하 자녀를 둔 공무원은 하루 2시간씩 단축근무를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이를 이용하고 누리는 사람이 없다면 빛좋은 개살구다. 눈치보지 않고 가정을 챙길 수 있도록, 진정한 '저녁이 있는 삶'이 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김미정 경제부 차장
김미정 경제부 차장

지난달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과 가정의 양립에 책임이 있는 주체로 '정부'(45.8%)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남편 17.5%, 기업 15.7%, 지역사회 13.6% 순으로 역할이 크다고 답했다.

일·가정 양립을 통한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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