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빙판·맨발…헬조선이라 불리는 사회 재현
밤·빙판·맨발…헬조선이라 불리는 사회 재현
  • 이지효 기자
  • 승인 2018.07.15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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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16회 우민미술상' 조습 작가
왕·신하·민중통한 사진작업…작가의 환타지적 상상 결합
조습 작가는 찢어진 옷에 괴기스러운 표정, 풀어헤친 머리 등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김용수
조습 작가는 찢어진 옷에 괴기스러운 표정, 풀어헤친 머리 등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를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제16회 '우민미술상'을 수상한 조습(43) 작가. 그를 6월 27일 개막식이 열리기 전 우민카페에서 만났다. 우민미술상 개막식에 참석한 조습 작가는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었고 어깨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몇년은 길렀을법한 수염까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의 작업은 멀리서 보면 회화 작업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회화 작업이 아닌 사진 작업임을 알 수 있다. 왕과 왕비, 백성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화면속에 등장한다. 그러나 사극에서 봐왔던 일반적인 모습이라기 보다는 찢어진 옷에 괴기스러운 표정, 풀어헤친 머리, 꼬질꼬질해 보이는 모습은 조습 작가가 말하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보였다.

동양화를 전공한 조 작가는 대학원 시절부터 사진 촬영을 통한 작업으로 작업 방향을 돌렸다.

그는 '광光' 이라는 전시 제목처럼 야간촬영을 통해 칠흑같은 자연속에 플래시를 사용해 인물을 캐치한 통일감 있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 속에는 조습 작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길게 긴 수염도 '나이 들어 보이기 위한' 수단으로 작가가 연출한 것이었다.

"'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한자가 '어지러울 광', '미칠 광' 그 다음이 '빛 광'인데 '광光' 제목처럼 어지러운 세상을 빛을 통해 촬영한 기법적 요소도 함께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보와 인터뷰 중인 제16회 우민미술상 수상자 조습 작가 / 김용수
본보와 인터뷰 중인 제16회 우민미술상 수상자 조습 작가 / 김용수

조 작가는 "강원도 양구에서 레지던스 활동을 할 때가 있었는데 깜깜한 야외에서 나무를 촬영하면서 6·25 사변이 일어났을때 그 나무 아래서는 무슨일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간이 갖고 있는 기억보다 훨씬 더 많은 기억을 갖고 있는 나무의 속말, 속사정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의 말투는 정제되고 단호했다.

이번 '광光' 작품도 시대적 상황과 조 작가의 환타지적 상상이 결합해 나온 작업이라 볼 수 있다.

그동안 한국 근현대사에서 일어난 주요하거나 사소한 사건들을 사진과 영상 등의 매체로 비판적 작업을 이어온 조 작가는 '헬조선'이라고 표현하는 우리 시대의 사회적 풍경을 상징적으로 재현했다.

조습 작가의 '광光' 작품은 깜깜한 밤, 꽁꽁 언 빙판에 맨발로 서 있는 모습 흩날리는 눈발 등 강원도에서 100% '리얼'로 촬영한 결과물이다. 밤에 촬영했기 때문에 여러번 촬영을 하고도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이 나왔을때는 또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 촬영하는 등 수고로움이 담겨 있다.

"5·18이나 촛불의 힘으로 '민중은 위대하다'고 말하지만 제가 경험한 민중은 더 우매하고 권력자에게 종속적인 관계를 기대하고 있더군요. 이런 민중의 이중적 자세를 비판하고 싶었어요."

1995년 대학에 입학한 조 작가는 학생회 활동을 통해 마지막 학생 운동 세대를 보냈고 시대 구조에 대한 비판을 했던 민족미술에 대한 맥을 잇고 싶었다고 했다.

조습 作, '광光 18'
조습 作, '광光 18'

조 작가는 항상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의문에 대한 질문으로 작업을 하고자 했다.

"예술가는 '좌, 우'의 성향이 아닌 그 사이에서 객관적 눈높이로 그 시대를 진단해야 합니다. 밑바닥에 있는 민중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에 초점을 둔 것이지요. 사람들이 갖는 배타성 때문에 조선 후기도 멸망한거잖아요. 그때 왜 변하지 못했을까? 그 당시에 판단을 잘 했더라면 지금 이러진 않았을텐데 이런 생각을 많이 하죠."

이번 우민미술상 수상작가전은 오는 8월 18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전관에서 열리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다.

조 작가는 '광光' 작품의 연작으로 8월 15일부터 '조선시대 광복'을 주제로 서울 룩스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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