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물가·임대료 인상에 폐업하는 상가 '속출'

청주시 성안길의 한 의류매장이 폐업정리를 위해 재고상품을 입구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 안성수
청주시 성안길의 한 의류매장이 폐업정리를 위해 재고상품을 입구에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 안성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최저임금·물가·임대료 등의 인상을 버티지 못한 성안길 상권 곳곳에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 폐업은 늘고 있는 반면 상가 임대 수요는 줄어 빈 자리는 계속 늘어가고 실정이다.

청주시 성안길 구도심 B의류매장 입구는 재고상품들이 빼곡이 놓여 있었다. 폐업정리를 하기 위해서다.

건물 2층까지 운영할 정도로 번영했던 이 매장은 최근 경기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3년전부터 1층만 운영해 왔다. 그러나 상황은 계속 악화됐고 임대료 마저 오를 위기에 처하자 결국 폐업을 택한 것이다.

B의류매장 사장 김모(52)씨는 "인건비, 물가 상승 등 경기불황으로 매출도 예전같지 않은데 건물주가 최근 임대료 인상을 요구해 결국 폐업을 결심했다"면서 "하나둘씩 영업을 접은 건물내 매장들로 인해 유지가 힘들어진 건물주의 상황은 알겠지만 내년에 오르는 최저임금과 임대료를 모두 감당할 자신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성안길 보세옷가게 밀집구역에도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불황으로 장사를 접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 구역을 가보니 임대 문의가 붙은 옷가게나 상가를 비운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구역에서 5년째 옷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정모(32)씨는 "온라인 구매가 많아지면서 방문객이 몇년째 계속 줄고 있어 운영이 쉽지 않은 상태"라며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지출을 빼면 적자로 운영하는 곳도 많은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장사를 접으라는 소리로 밖에 안들린다"고 읍소했다.

이 날 B의류매장 인근에 위치한 I화장품 매장에도 영업종료 문구가 붙어있었으며, 보세옷가게 밀집구역에서 오랫동안 운영되던 식당, 한정식집도 식기류, 테이블 등을 모두 빼 텅빈 상태였다.

청주성안길상인회 관계자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과 내년 최저임금 인상분을 합치면 26%가 넘는데 소상공인 입장에선 너무 큰 부담"이라며, "인건비와 물가 인상 등으로 불경기를 맞고 있는 성안길 구도심 상권에 내년 최저임금 인상은 불난데 기름 붓는 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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