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정미 사회·경제부 차장

요즘 대형마트 등에서 우유의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구제역 여파에다 여름철 원유생산량이 감소하는 계절적인 영향이 겹쳐 우유 공급량이 줄어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원하는 우유를 구매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김용수
요즘 대형마트 등에서 우유의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구제역 여파에다 여름철 원유생산량이 감소하는 계절적인 영향이 겹쳐 우유 공급량이 줄어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원하는 우유를 구매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2011. 07.25 /김용수

국내 원유값 인상 움직임에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식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빵과 커피, 아이스크림 가격의 도미노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제품 가격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농진흥회는 지난주 낙농육우협회(생산자측), 유가공협회(소비자측)와 제3차 이사회를 열고 원유가격 조정 범위를 4~5원 비싼 926원 혹은 927원으로 정했다. 이 경우 1리터 당 흰우유 가격은 50원 정도 인상된다. 소비자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5년만에 원유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이유, 우유값 안정을 위한 근본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낙농업계가 2013년 8월 이후 5년 만에 원유가격을 인상하려는 이유는 생산비와 물가상승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7년 축산물 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유 1리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농가의 생산비는 7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5년 전 원유가격연동제를 도입한 정부는 원유 기본가격을 결정할 때 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원유가격 인상 폭을 결정해 왔다.

김정미 사회·경제부 차장.

2016년 생산비가 3원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원유 수매가격은 2016년 1리터당 922원에서 4~5원 오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원유가격이 오른다고 낙농업계가 웃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경영난 속에서 원유기본가 동결 및 인하를 감내해 왔지만 우유소비량 감소 등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7년 전만해도 한해 28.1㎏에 달했던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13년 27.7㎏에서 2014년 26.9㎏, 2015년 26.6㎏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2016년 27㎏으로 반등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다시 26.6㎏에 그쳤다.

유가공업계가 원유가격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유 소비량 감소, 넘쳐나는 우유 재고, 생산비와 물가상승 속에서 우유값 인상을 낙농업계와 유가공업계의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낙농업계는 자발적 생산 감축을, 유가공업계는 쿼터 조정 등 우유값 인상이 물가 상승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유가연동제 개선 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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