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공무원 전유물 된 충주시 출자·출연 산하기관
上. 기초 지자체까지 파고든 정부 적폐 관행
메가폴리스·세계무술연맹·시설관리 公 등 5명 재취업
충주시, 인사적체 해소위한 명퇴 인해 낙하산 관행 되풀이

충주시청사 / 중부매일 DB
충주시청사 / 중부매일 DB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중앙부처 출신 고위공직자들의 정부 출자·출연기관이나 산하 공기업에 대한 낙하산 인사 관행이 고질적인 적폐로 거론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른바 '관피아'로 불리는 전직 고위직 공무원들의 산하 기관·단체에 대한 낙하산 인사는 비단 중앙정부만의 일은 아니다. 광역이나 기초자치단체 등 지방정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문제는 적폐 논란과 비난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혀 개선이 안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는 이에 대한 근본 원인을 진단해 보고 전문가 등의 조언을 통해 대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 편집자


충주시의 경우, 시청 고위직 공무원 출신들의 시 산하 기관·단체나 출연기관 등에 대한 낙하산 인사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시에 따르면 충주시가 출자한 충주기업도시와 충주메가폴리스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충주에 본부를 둔 세계무술연맹 사무총장과 충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시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가나오엠 부사장을 서기관 출신 전직 충주시 공무원들이 맡고있다.

시와 관련있는 기관과 기업 등에 재취업한 서기관 출신 전직 공무원들만 다섯명이나 되는 셈이다.

시와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없더라도 자주 접촉해야 하는 충북참빛도시가스 사장과 충주상공회의소 사무국장도 충주시청 서기관 출신이다.

특히 충주기업도시와 충주메가폴리스 대표이사직은 충주시장보다 많은 억대 연봉을 자랑하는데다 전용차량까지 지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공무원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또 사무관으로 퇴직한 공무원들도 시와 업무연관성을 가진 기관이나 단체에 다수 포진돼 있다.

이들로 인해 재취업 기회를 박탈당한 시민들로부터는 당연히 불만과 비난의 대상이다.

재취업이 '하늘의 별따기'인 평범한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퇴직 고위 공무원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안겨주는 행위인 셈이다.

이처럼 비난 속에서도 전직 공무원들의 낙하산 인사가 계속되는 되풀이되는 이유는 시가 공무원들의 인사적체 해소를 위해 고위 공무원들의 명예퇴직을 유도하면서 퇴임 후 자리 보장을 약속하기 때문이다.

또 선출직인 자치단체장이 퇴직을 앞둔 공무원들의 줄세우기를 위해 퇴직 공무원들을 기용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특히 이같은 자리가 마치 고위 공직자 출신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면서 하위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자조섞인 말도 나오고있다.

퇴직한 고위 공직자의 낙하산 인사 관행은 충주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정부를 비롯해 전국의 모든 지방정부가 똑같이 안고있는 문제다.

관행으로 굳어지다 보니 공직사회에서는 고위 공직자 출신이 산하 기관·단체의 장이나 임원을 맡는 것이 마치 당연한 일처럼 여기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낙하산 인사는 대표적인 적폐로 공직 내부에서조차 개선돼야 할 잘못된 관행으로 지적하고 있다.

주민 박모(58·충주시 용산동) 씨는 "40여 년 가까이 혈세로 혜택을 받아온 고위 공무원들에게 퇴직 후 또 다시 고소득의 취업을 보장하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이같은 관행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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