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이창근 문화기획자·문화칼럼니스트, 예술경영학박사

30일(현지시각)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고 있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외교부, 문화재청 등 정부 대표단과 불교계, 지자체 관계자들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기뻐하고 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등 7개 한국의 산사는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 등을 인정받아 한국의 13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2018.06.30. / 뉴시스
30일(현지시각)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리고 있는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외교부, 문화재청 등 정부 대표단과 불교계, 지자체 관계자들이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자 기뻐하고 있다. 통도사, 부석사, 봉정사, 법주사, 마곡사, 선암사, 대흥사 등 7개 한국의 산사는 한국 불교의 깊은 역사성 등을 인정받아 한국의 13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2018.06.30. / 뉴시스

지난 6월30일(현지시각) 바레인 마나마에서 열린 제42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이 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13번째 세계유산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등재과정에서 여러 난관도 있었지만, 결국 극복하였다. 7개의 산사를 등재 신청했는데,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의 심사 과정에서 통도사(경남 양산), 부석사(경북 영주), 법주사(충북 보은), 대흥사(전남 해남) 4개 산사만 등재할 것을 세계유산위원회에 권고한 것이다. 제외위기에 처한 봉정사, 마곡사, 선암사를 같이 등재하기 위해 문화재청은 적극적인 지지교섭을 하였고, 결국 충분한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 애초 신청했던 7개의 산사를 모두 등재하는 쾌거를 이뤘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산사 등재 결정에 따라 4가지 사항을 권고하였는데, 그중 필자는 '등재 이후 증가하는 관광객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에 대하여 주목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관광은 결국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역사문화와 콘텐츠를 담아 관광으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해당 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다는 것은 한국을 찾는 세계 각국의 수많은 인바운드 관광객의 여행코스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도 해외여행을 가게 되면 여행사의 관광상품이든, 개별자유여행이든 그 나라의 세계유산을 꼭 방문하려 하지 않는가. 이처럼 저 7개의 산사뿐만 아니라 등재에 포함되지 않은 사찰까지도 앞으로 많은 외래관광객의 방문이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한 문화콘텐츠 구축과 관광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

한때 필자도 세계유산 등재과정에 동참한 경험이 있다. 2009년 6월 30일에 등재된 '조선왕릉'이 바로 그것인데, 당시 필자는 한국문화재재단 소속으로 등재 1년 전부터 이코모스가 등재심사를 위한 예비실사, 현지실사 과정의 지원업무와 문화콘텐츠 분야 기반 구축에 참여한 바 있다. 더불어 국민과 함께하는 등재 기념행사로 종묘에서 고유제를 올리고 경축행사를 통해 등재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며 함께 축하하는 행사기획자 역할을 맡았었다. 이번 등재 쾌거에 대해서도 산사가 7개 지역에 분산되어 있지만, 국민들과 함께 축하하는 다양한 참여기회가 있어야 된다. 통합적인 기념행사도 필요하겠지만, 산사의 특성별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현해야 할 것이다.

이창근 문화기획자·문화칼럼니스트<br>
이창근 문화기획자·문화칼럼니스트

미술사학자이며 문화재청장을 지낸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밝힌 내용에 따르면 "일본의 교토는 '사찰의 도시'이고 중국의 소주는 '정원의 도시'가 되듯이 우리나라의 경우에서는 '산사의 나라'라고 하는 'Image of Korea'를 세우는 데 더없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 것처럼 관광을 넘어 국가브랜딩이라고 하는 측면에서도 큰 자산을 확보한 것이다.

등재 쾌거의 기쁨에만 도취돼 있을 수는 없다. 이제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사항에 따른 보완이 더욱 중요하다. 이제 우리만의 문화유산이 아닌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정부와 지자체에서 더욱 많은 지원과 활동이 이뤄질 것이다. 하마터면 반쪽짜리 세계유산 등재가 될 뻔한 것을 소통과 공감으로 전체 등재를 이룬 것처럼 '사람'이 있는 산사가 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사찰은 물론 지역주민, 전문가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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